SK에 주희정이 있다면 오리온스에는 전형수가 있었다. 전형수가 기적과 같은 경기력으로 오리온스를 벼랑 끝에서 탈출시켰다.
오리온스는 17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81대64로 완승, 승부를 4차전으로 몰고갔다. 특히, 팀 최고참이자 주장 전형수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2쿼터 교체로 코트를 밟은 전형수는 리드 상황에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상대 흐름을 차단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놀라운 것은 이날 경기가 이번 시즌 전형수의 첫 실전이었다는 것. 벤치에서 후배들을 독려하는 등 팀을 이끌다 처음으로 경기에 나서게 됐다. 체력, 경기감각 등에서 문제를 드러내는게 당연한 건데, 전형수에게서는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SK 앞선의 압박 수비를 침착하게 걷어내며 안정감을 줬다.
전형수는 경기 후 "체력, 경기감각이 걱정됐었다. 처음 1분은 정말 정신이 없었다. 꿈에서 내가 뛰고있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첫 슛이 운좋게 들어가는 바람에 제정신으로 돌아왔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상대 프레스는 어제, 오늘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무에 큰 문제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추일승 감독은 전형수에 대해 "얘기를 안할 수 없다"며 "경기 중반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평소 훈련에서 소극적이었다면 믿지 못했겠지만, 항상 충실했고 훈련 포인트를 잘 잡고 있었다. 4차전에서도 활용할 것"이라며 믿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