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를 앞두고 가장 큰 적은 바로 연습상대다. 프로팀을 불러 연습경기를 하는 남자 대표팀과 달리 여자농구 대표팀의 경우, 마땅한 상대를 찾기 힘들다. 하지만 20년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이번 여자농구 대표팀은 좋은 스파링 파트너를 만났다. 지난 20일부터 열흘간 체코에서 4개국 초청대회 참가를 겸해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다.
25일(한국시각) 체코 흐라데크 크랄로베에서 열린 소콜 HK와의 연습경기에서 리바운드 싸움을 펼치고 있는 여자농구대표팀 선수들. 흐라데크 크랄로베(체코)=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하지만, 유럽은 좋은 전지훈련 장소다. 무엇보다 강한 상대가 있다는 게 강점이다. 한국은 인천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 기간이 겹쳐 1,2진으로 대표팀을 이원화한 상태. 세계선수권에 참가하는 강팀들을 상대로 제대로 된 예행연습을 하게 됐다. 이번 4개국 초청대회에 참가하는 체코, 캐나다, 세르비아는 다음달 말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대비해 마지막 담금질에 한창이다.
25일(한국시각), 프라하에서 차로 1시간 30분 떨어진 흐라데크 크랄로베에서는 4개국 초청대회에 앞서 대표팀의 체코 현지 두번째 연습경기가 열렸다. 상대는 지난 시즌 체코리그 3위 팀인 소콜 HK. 4개국 초청대회에서 만날 체코 대표팀 선수도 한 명 포함돼 있었다.
유럽 선수들은 신체조건 하나 만큼은 타고났다. 큰 키에 강력한 파워를 갖췄기에 공수 모두 극한의 조건에서 테스트를 할 수 있다. 이날 역시 공수에서 치열하게 부딪혔다. 결과는 변연하(3점슛 5개, 22득점)와 임영희(3점슛 3개, 15득점)의 외곽포를 앞세운 대표팀의 91대72 승리.
위성우 감독은 12명의 대표팀 선수 전원을 코트에 투입하는 등 여러 가지 조합을 시험하는 모습이었다. 대표팀은 신체조건이 좋은 선수들을 앞에 두고도 장점인 외곽포를 폭발시켰다.
골밑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리바운드에서 31-35로 대등한 싸움을 펼쳤다. 신정자와 양지희는 장신숲 속에서 고군분투했고, 하은주도 13분 3초나 뛰면서 눈에 띄게 좋아진 몸상태를 보였다. 몸싸움에 있어선 유럽 선수들만큼 좋은 상대가 없다.
25일(한국시각) 체코 흐라데크 크랄로베에서 열린 소콜 HK와의 연습경기에서 위성우 감독에게 작전 지시를 받고 있는 여자농구대표팀 선수들. 흐라데크 크랄로베(체코)=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경기 내내 미리 준비한 패턴이나 수비가 되지 않을 땐, 어김없이 위 감독의 질책이 나왔다. 이제 아시안게임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태. 손발이 맞지 않는 장면이 나와선 안 되기 때문이다.
경기 후 위 감독은 "체코까지 넘어와 곧바로 실전에 나서 적응하는 시간이 걸릴텐데 의외로 잘 해주고 있다"며 "오늘 상대는 프로팀이었지만, 몸싸움 등에서 도움이 많이 된 경기였다"고 밝혔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지고는 있었지만, 여전히 이미선(35) 변연하(34) 신정자(34) 등 베테랑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이번 아시안게임 이후의 대표팀을 생각했을 땐, 젊은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했다. 하지만 대표팀의 플레이는 베테랑 위주였고, 이들이 빠졌을 땐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그래도 이번 대표팀의 분위기 만큼은 최고조다. 대표팀은 일찌감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준비해왔다. 지난 5월 중순 평창의 한 재활센터에서 체력 및 재활 훈련을 하면서 기초 체력을 다졌고, 두 차례의 소집훈련으로 호흡을 맞췄다.
초기 소집된 멤버에서 부상으로 가드 최윤아가 이경은으로 교체된 것말고는 이탈자도 없다. 위 감독은 "소집 초기보다 상당히 좋아졌다. 손발이 안 맞고, 몸이 덜 만들어진 부분도 있었는데 이젠 모두 잘 되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흐라데크 크랄로베(체코)=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25일(한국시각) 체코 흐라데크 크랄로베에서 열린 소콜 HK와의 연습경기에서 골밑 돌파를 성공시키고 있는 베테랑 가드 이미선. 흐라데크 크랄로베(체코)=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