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비스가 전자랜드를 완파했다.
●1쿼터=모비스 킬러 정병국
이날도 그랬다. 초반부터 정병국은 미드 레인지 점프슛으로 모비스의 수비를 파괴했다. 스크린을 받은 뒤 비어있는 찰나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점프슛, 쉽게 득점했다. 반면 모비스의 공격은 풀리지 않았다. 10-0으로 전자랜드가 앞서갔다. 모비스가 라틀리프의 골밑슛으로 따라오자, 정병국은 오픈 3점슛을 터뜨렸다. 1쿼터에만 11점을 몰아넣었다. 결국 모비스는 2-3 지역방어로 정병국의 외곽포를 견제했다. 수비는 효과가 있었다. 게다가 함지훈을 투입하며 높이를 강화했다. 결국 전자랜드는 외곽과 골밑이 모두 막혔다. 모비스는 박구영의 3점포와 라틀리프의 연속 골밑슛이 나왔다. 19-12로 전자랜드의 리드. 하지만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초반 기세를 살리지 못했다는 진한 아쉬움이 있었다.
●2쿼터=전준범의 자신감
전준범은 지난 시즌 모비스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선수. 뛰어난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 그는 수비력까지 키우면서 팀 공헌도를 높히고 있다.
전자랜드는 모비스의 2-3 지역방어를 2쿼터 내내 깨지 못했다. 골밑 투입 이후 파생되는 내외곽의 찬스를 노리는 게 지역방어를 깨는 정석. 그런데 기본적으로 전자랜드 가드진들의 패스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패스의 골밑 투입 빈도가 떨어졌다. 모비스의 2-3 지역방어의 탄탄함이 겹쳐졌다.
모비스는 문태영이 공격 시동을 걸었다. 함지훈의 두번째 자유투가 실패하자, 라틀리프가 공격리바운드를 잡았다. 그리고 전준범이 3점슛을 시도할 때 전자랜드 포웰은 슈팅 이후 손가락을 건드렸다. 심판은 휘슬을 불었다. 포웰이 항의하자, 심판진은 '팔목을 쳤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결국 모비스 전준범은 3개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켰다.
22-23으로 추격한 모비스는 문태영의 2득점과 전준범의 3득점이 터졌다. 전준범의 1분38초를 남기고 또 다시 3점포를 터뜨리며 인상적인 모습. 슈팅에 주저함이 없는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전자랜드는 그나마 레더가 골밑에서 고군분투했다. 그는 외로이 2쿼터 팀의 11득점 중 8득점을 책임졌다. 배울만 한 그의 테크닉도 있었다. 레더는 힘과 운동능력이 좋은 라틀리프가 매치업 상대였다.
골밑슛을 쏠 때 레더는 항상 바디 컨택트를 먼저 생각한다. 그리고 균형을 잡으면서 골밑슛을 성공시킨다. 이 부분 토종 빅맨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대부분 국내 센터들은 상대의 블록슛을 피해서 레이업 슛을 얹어 놓는다. 하지만 상대 센터가 골밑에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블록슛을 피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바꿔야 할 나쁜 습관이다. 파워의 부족과 함께 그런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레더의 분투에도 전자랜드는 공격이 전혀 풀리지 않았다. 결국 37-31로 모비스가 리드한 채 전반전이 끝났다.
●3쿼터=무너진 전자랜드
3쿼터에도 전자랜드는 좀처럼 전열을 갖추지 못했다. 3쿼터 초반 두 가지 실수가 있었다. 박구영의 3점슛을 쏠 때 정재홍이 급하게 떴다. 그리고 3개의 자유투를 내줬다. 2쿼터와 다르게, 이번 파울은 정재홍의 수비미스였다. 올라간 팔의 위치가 급격히 기울어져 있었는데, 박구영의 팔목을 완벽히 쳤다. 팔을 좀 더 세워서 수비하는 요령이 부족했다.
또 하나. 39-33으로 모비스가 리드한 상황에서 함누리는 속공찬스를 맞았다. 골밑에는 양동근이 있었다. 그런데 함누리는 급격히 스텝을 밟다가 발목이 꺾이며 넘어졌다. 트레블링이었다.
이후 전자랜드는 공수에서 움직임 자체가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두 개의 수비실수를 놓칠 모비스가 아니었다. 함지훈의 미드 레인지 점프슛이 연이어 터졌고, 문태영이 완벽한 개인기로 중거리슛을 터뜨렸다. 순식간에 51-35, 16점 차 모비스의 리드.
전자랜드는 더욱 공격이 단순해졌다. 김지완, 포웰의 슛은 림을 연거푸 빗나갔다. 모비스는 더욱 몰아쳤다. 결국 57-37, 20점 차로 3쿼터가 끝났다.
●4쿼터=함지훈의 부활, 정효근의 한계
이미 승부는 3쿼터에서 사실상 끝난 상태였다. 때문에 4쿼터 경기를 분석하는 것은 의미없다.
이 경기를 통해 눈여겨 봐야 할 부분. 일단 부진했던 함지훈이 조금씩 살아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1쿼터 5분부터 교체된 함지훈은 여전히 완전치 않았다. 하지만 이전보다는 훨씬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기본적으로 그의 특기인 골밑에서 피딩 능력이 돋보였다. 간결한 패스가 이어졌고, 모비스 공격의 보이지 않는 힘이 됐다. 비어있을 때 적절히 던지는 중거리슛도 있었다. 그는 팀내 최다인 14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함지훈은 "여전히 컨디션은 좋지 않다. 슛도 밸런스가 잘 잡히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 경기가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자랜드는 전체 3순위 정효근이 있다. 눈여겨봐야 할 신인. 그는 2m의 큰 키에 드리블, 패스능력을 지니고 있다. 운동능력도 상당하다. 외곽에서 움직임이 좋기 때문에 대형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물음표가 많다. 기본적으로 슛이 부족하다. 개인적으로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할 부분이다. 슈팅능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수비는 매우 편해진다. 정효근도 코트에서 할 것이 없었다. 그는 이날 5득점을 올렸다. 3점슛은 2개 던져 모두 실패. 기본적으로 슛 터치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밸런스도 마찬가지.
그가 유일하게 성공한 야투. 경기종료 12.1초를 남기고 터진 속공 슬램덩크는 그의 가능성과 함께 현재의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