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한 경기 잘한다고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젠 이재도,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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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풍의 공백은 이재도가, 송영진의 공백은 김승원과 박철호가 나눠 맡고 있다. 이중 2년차 가드 이재도와 올해 신인 센터 박철호의 등장은 반갑기만 하다. 1번과 4번 포지션에서 공백을 최소화시키고 있다.
특히 이재도를 보면, 선수를 만들어내는 전창진 감독의 탁월한 능력이 또 한 번 발휘되는 모습이다. 이재도는 2013년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kt에 지명됐다. 지난 시즌에는 31경기서 평균 10분 45초를 뛰면서 2.1득점 1.4리바운드 1.3어시스트 0.7스틸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전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며, 절대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우리에게 4순위가 나왔어도 이재도를 뽑았을 것이다. 5순위가 나왔다는 게 실망스러웠을 뿐"이라며 "우린 슈팅가드가 아니라, 포인트가드가 필요했다. 난 가드는 기본적인 것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재도는 빠르고, 득점력이 있었다"고 했다. 처음부터 이재도의 자질을 눈여겨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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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을 앞두고, 전 감독은 이재도에게 '미들슛 장착'이라는 숙제를 줬다. "슛이 안 되면, 경기에 못 나간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이재도는 김승기 코치와 맹훈련에 들어갔다. 비시즌 내내 매일같이 슛을 던졌다. 밤 늦게까지 체육관에서 혼자 구슬땀을 흘렸다.
전 감독은 이재도의 노력을 알고 있었다. 그는 "사실 내 방에서 체육관이 가깝다. 밤에 누가 혼자 연습이라도 하면, 소리가 다 들린다. 그게 재도였다"며 이재도의 성실함을 인정했다.
하지만 단순히 노력만으로 이재도를 중용하게 된 건 아니다. 스스로 그럴 선수가 됐다는 걸 입증하고 있다. 전 감독은 "난 한 경기 잘 한다고 인정하지 않는다. 10경기는 잘 해야지. 재도는 이제 인정한다. 볼을 잡아도 불안하지 않다"며 웃었다.
사실 이재도에게 처음 기회를 줄 때만 해도 불안감이 남아있던 게 사실이다. 슛은 물론이고, 경기 운영에 있어서도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카드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전 감독은 "가드는 득점과 패스도 중요하지만, 경기를 운영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재도의 머릿속에 경기 운영에 대해 여유가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며 "또 난 가드에게 미들슛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양동근이 잘 하는 부분이다. 재도도 요새 탁 치고 올라가는 미들슛이 되니 농구가 재미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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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에이스 조성민은 "우리 팀의 1번은 이재도"라며 후배를 치켜세웠다. 전태풍은 '1.5번' 성향의 듀얼가드인데 반해 이재도는 정통 포인트가드로 성장할 재목이라는 것이다.
이재도는 "아직 태풍이형 없이 1번을 보는데 부담이 있다"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데뷔 시즌 자신에 대한 평가를 두고, 절치부심한 건 분명해 보였다. 이재도는 "슛이 없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어차피 알아주는 사람은 없다. 그런 얘기에 대해 생각은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비시즌 내내 매일 연습했다. 감독님, 코치님께 혼도 많이 났지만,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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