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 10연승 LG가 가져온 세 가지 의문점

기사입력 2015-02-01 11:31


LG의 경기장면. 사진제공=KBL

LG의 상승세가 거침없다. 10연승이다. 6강 플레이오프를 걱정했던 LG는 어느덧 22승20패, 공동 4위로 올라섰다.

몇 가지 의문점과 함께 'LG의 목에 어떻게 방울을 달 것인가'라는 궁금증도 생긴다. LG는 10연승을 달리는 동안 3강(SK, 모비스, 동부) 중 유일하게 모비스만 만났다.

LG의 진정한 전력은

LG는 모비스를 힘 대결에서 승리했다. 당시 모비스에게 자그마한 실수가 있긴 했다. 유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후반 작전타임을 먼저 부른 내 실수가 있었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실제 미묘했지만, 그 판단은 승부처에서 LG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기본적으로 LG의 전력 자체가 매우 강했기 때문에 생긴 딜레마였다. LG는 현 시점에서 가장 강한 팀 중 하나다.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SK와 동부전을 치러봐야 진정한 힘을 알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데이본 제퍼슨의 결정력이 너무 뛰어나다. 여기에 김종규와 문태종이 돌아왔다. 문태종은 아직까지도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LG의 전력이 더 강해보인다.

김시래와 유병훈의 가드진도 탄탄하고, 김영환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한다. 기승호도 올라올 준비를 마쳤다. 군에서 돌아온 정창영까지 있다. 결국 강한 핵심(제퍼슨 문태종 김종규)과 내외곽의 롤 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10연승을 할 수 있는 힘과 전력을 갖추고 있다.

PO에서는 어떨까

LG는 단 한 차례도 챔프전 우승을 하지 못한 흑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뒤 챔프전 우승까지 노렸지만, 모비스의 벽에 막혔다.

챔프전 우승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을 할 필요가 있었다. PO 1경기의 체력소모는 정규리그 2~3경기와 맞먹는다. 결국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면 4강, 챔프전으로 올라갈수록 체력적 부담은 더욱 커진다. 우승할 수 있는 확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

LG에게 초반 부진은 너무나 아쉬운 부분이었다. 물론 대표팀에서 돌아온 문태종의 부진함과 김종규의 부상이 있었다. 여기에 제퍼슨의 컨디션 저하와 기승호의 불의의 부상도 있었다. 결국 시즌 초반 LG는 너무나 혼란한 상태였다.

하지만 준비 자체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기본적인 수비는 너무 허약했고,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도 김영환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떨어져 있었다. 지난 시즌 LG는 경험이 부족했다. 베스트 5의 변동이 심했다. 그리고 챔프전에 올랐다. 그렇다면 올 시즌에는 더욱 좋은 조직력과 움직임을 보여줬여야 했다. 10연승을 달리기 직전 LG는 12승20패, 분명 6강 탈락의 위기였다. 시즌 전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 이 부분은 LG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철저하게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결국 10연승을 했지만, 현 시점에서 4위 이상은 쉽지 않다. 3위 동부와의 승차는 무려 6게임. 남은 경기는 12게임이다. 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동부가 그냥 당하고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물론 LG는 강력한 챔프전 우승후보 중 한 팀이다. 현재 가장 강한 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정규리그보다 플레이오프에서 더욱 강한 전력을 구축한다. 강팀일수록 그렇다. SK는 박상오와 심스, 모비스는 함지훈과 이대성, 동부는 박병우와 김창모 같은 전력상승의 요인들이 있다. 그들이 돌아오거나 활용법을 찾으면 팀 전력이 상승할 수 있다. 동부 김창모의 경우 강력한 수비력을 지닌 선수. 상대 포워드나 가드를 잡을 때 요긴하게 쓸 수 있고, 김영만 감독 역시 그런 의중을 밝혔다.

그런데 LG 역시 문태종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기승호와 정창영이 팀에 적응한다면 전력 상승효과는 '빅3' 못지 않다. 따라서 플레이오프에서도 LG는 체력적 부담만 아니면 충분히 해 볼만한 전력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가장 좋은 전력이다.

사다리타기의 딜레마

LG의 순위는 '박스권'에 갖혀 있다. 현실적으로 최대 4위다. 여기에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두 가지가 있다.

일단 4강 PO에서 만날 수 있는 LG다. 정규리그 1위는 4, 5위 승자와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2위는 3, 6위 승자와 한다. 일단 현 시점에서 SK와 모비스가 4강 직행을 할 가능성이 많다.

그런데 SK는 LG에 올 시즌 4전 전승이다. 모비스는 2승3패다. 물론 LG가 완전한 전력을 갖추고 SK와 맞대결을 펼친 적은 없다.

상위 4개팀 사이에서는 묘한 먹이 사슬이 존재한다. SK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LG보다 동부가 더 껄끄럽다. SK 문경은 감독은 "아무래도 동부 포스트의 확률높은 공격에서 뒤지는 부분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SK의 메인 외국인 선수는 애런 헤인즈다. 그런데 묵직한 동부의 트리플 포스트 앞에서 골밑을 장악당하는 경우가 많다.

모비스는 LG보다는 동부가 더 쉽다. 기본적으로 두 팀은 꽉 짜여진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 동부의 높이에 대항할 수 있는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있다는 점. 외곽의 압박과 득점 효율성에서 모비스가 앞선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

결국 동부가 3위, LG가 4위를 한다는 가정 하에 SK는 정규리그 1위, 모비스는 2위를 하는 게 챔프전을 올라가기 위한 가장 확률높은 순위다. 그런데 또 하나 변수는 모비스와 동부의 승차다. 2게임밖에 나지 않는다.

플레이오프를 4강에서 시작하는 것과 6강부터 시작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다. 최근 모비스의 전력이 그렇게 좋지 않다. 함지훈은 여전히 부진하고, 이대성의 컨디션은 올라오지 않고 있다. 그동안 너무나 잘해줬던 양동근은 최근 2경기 부진하다. 반면 동부는 윤호영의 부상 공백을 잘 메우면서 오히려 팀 조직력이 탄탄해졌다. 때문에 모비스 입장에서는 남은 경기에서 총력전을 펼치지 않으면 안된다.

LG의 엄청난 상승세가 막판 순위싸움에 강한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상위권 싸움의 눈치작전이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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