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대세에 크게 지장이 없을 최하위 두 팀의 맞대결.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는 매우 뜨거웠다.
전주 KCC 이지스와 서울 삼성 썬더스의 경기가 20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KCC는 11승37패로 9위, 삼성은 10승38패로 꼴찌. 그래서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남은 경기 수, 양팀의 흐름을 봤을 때 사실상의 꼴찌 결정전이 될 수 있는 경기였다.
먼저 KCC는 8연패 늪에 빠져있었다. 최하위 삼성에게마저 패하면 남은 5경기 전망도 어두울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이전 서울 SK 나이츠를 격침시킨 상승세를 타고 KCC를 잡는다면 정말 오랜 시간 만에 KCC를 공동 꼴찌로 만들 수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충분히 탈꼴찌도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그래서일까. 양팀의 경기는 그 어떤 경기보다 뜨거웠다. 양팀 모두 선수 운용만 봐도 필승의 위지가 보였다.
경기 초반은 KCC가 앞서나갔다. 하지만 삼성이 3쿼터 추격 분위기를 만들고 4쿼터 종료 5분여 전 57-57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가르시아의 속공 덩크로 역전에 성공했다.
KCC는 4쿼터 삼성의 수비를 전혀 깨지 못했다. 선수들이 한 선수에게 공을 몰아주고 멀뚱멀뚱 쳐다만보고 있었다. KCC는 하승진을 투입해 높이의 우위를 점하려 했는데,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삼성의 영웅은 가르시아였다. 오리온스에서 이적해와 무리한 플레이로 미온 오리 취급을 받았던 가르시아는 역전 덩크에 이어 점수차를 벌리는 3점슛을 꽂아넣었다. 엄청나게 낮은 수비 자세로 상대를 막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그러더니 66-62로 앞서던 종료 1분40여초 전 윌커슨을 막으며 가로채기를 성공시켰다. 21득점. 무서운 신인 김준일도 16득점으로 소년 가장 역할을 완수했다. 67대63, 삼성의 승리였다.
양팀 모두 앞으로 똑같이 5경기씩을 남겨뒀다. 상대가 어느 팀들인지 양팀에는 무의미하다. 모두 힘겨운 팀들이다. 과연 어느 팀이 이번 시즌 꼴찌의 불명예를 안게 될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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