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반격의 1승, 메시의 활약 제퍼슨 지웠다

최종수정 2015-03-20 21:51

두 손이 한 손을 못 당했다. 크리스 메시 한 명이 버틴 LG의 골밑을 모비스의 라틀리프-클라크 듀오가 뚫지 못했다.


울산 모비스와 창원 LG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18일 오후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렸다. LG 메시가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울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18/
LG가 팀 전력의 핵심인 데이본 제퍼슨의 전격 퇴출이라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20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5대69로 이겼다. 시리즈 분위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1패 뒤의 귀중한 1승. 이로써 LG는 모비스와 대등한 입장에서 22일 3차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3차전은 LG의 홈구장인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다.

이날 오전 LG는 큰 결단을 내렸다. 지난 18일 4강 PO 1차전에서 '애국가 스트레칭' 파문을 일으킨 뒤 개인 SNS에 손가락 욕설 사진을 올리는 등 돌발 행동을 거듭하던 제퍼슨을 전격 퇴출한 것. 몇 시간 뒤의 경기에 당장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었지만, LG 프런트는 김 진 감독과 상의 끝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오히려 이게 전화위복이 됐다. 경기를 앞둔 김 감독은 "시즌 초부터 많은 악재를 겪으면서 선수들이 하나의 팀이 돼 잘 이겨내왔다"며 이번 시련도 이겨낼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다. 그 말대로 됐다.

LG는 초반부터 기선을 잡아나갔다. 그 중심에 LG의 세컨드 외국인 선수 크리스 메시가 있었다. 메시는 제퍼슨이 빠진 LG의 골밑을 철벽처럼 지키며 역으로 모비스의 골밑을 헤집었다. 저돌적인 돌파력과 빈틈없는 리바운드를 앞세워 40분 내내 코트를 주름잡았다. 제퍼슨의 뒤에 있던 '2인자'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놀라운 활약. 이날 메시는 무려 21득점-25리바운드의 기록을 세웠다. 25리바운드는 메시가 한국 프로농구에서 세운 한 경기 최다 리바운드 기록이다.

전반전에 메시는 10점을 넣으며 모비스의 라틀리프를 4점, 클라크를 2점으로 묶었다. 리바운드는 무려 14개나 따냈다. 승부는 여기서 갈렸다. 모비스는 문태영의 득점을 앞세워 반격을 시도했지만, 라틀리프가 메시에게 완전히 봉쇄당하자 힘을 쓸 수 없었다. 결국 전반은 40-30으로 LG의 리드로 끝났다.

후반들어 모비스는 수비를 재정비하고 반격을 시도했다. 양동근, 박구영 등의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코트 끝에서부터 압박해나갔다. 잠시 효과가 있는 듯 했다. 4쿼터 초반 양동근의 연속 득점이 터지며 53-53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8분여 이상 남은 상황. 승부는 미궁에 빠지는 듯했다.

하지만 메시가 다시 힘을 냈다. 60-62로 뒤진 4분50초 경 메시의 골밑 슛과 문태종의 가로채기에 이은 3점슛이 터지며 역전한 뒤 LG가 계속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모비스는 막판 반칙 작전까지 동원했으나 점수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메시는 "피곤하긴 하지만 팀의 승리를 위해 해야할 일을 하려고 했다"면서 "모든 것을 다해 승리하려고 했다. 이전에도 40분 경기를 많이 해봐서 걱정없다. 오직 승리에만 집중했다"고 맹활약의 비결을 밝혔다.


울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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