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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본 제퍼슨을 퇴출시킨 창원 LG, 체력이 바닥난 세이커스는 그래도 강했다. 김 진 감독이 "정신적인 부분이 육체적인 부분을 지배했다"고 한 말처럼 '투혼'으로 설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런 악조건이 세이커스를 깨웠다. '시한폭탄'을 안고 다니는 것처럼 불안했던 제퍼슨의 퇴출이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됐다. 김 진 감독은 "확실한 공격루트가 사라졌으나 동시에 다양한 득점루트가 생겼다. 인성도 문제였지만 제퍼슨의 몸 상태가 안 좋아 큰 활약을 기대하기도 어려웠다"고 했다. 제퍼슨에 가려있던 38세의 크리스 메시가 투혼을 발휘했고, 김시래 김영환 문태종 등 국내 선수들도 하나가 돼 최고의 경기력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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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심리적으로는 세이커스가 유리할 것 같다. 시즌 중반까지 하위권을 맴돌던 LG는 후반기에 대반전을 이뤄냈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이기고 오리온스가 패해 극적으로 4위를 차지했다. 반면 모비스는 정규시즌 1위팀이다. 아무래도 모비스는 쫓기는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
LG 구단 관계자는 "사실 4차전은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고 했다. 지금까지 보여준 놀라운 투혼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를 받을만 하다. 모비스에 비해 조금 더 편하게 마지막 경기에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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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24일 4차전을 포함해 지난 8일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부터 17일 간 9경기를 했다. 순위가 결정된 지난 5일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치면 20일 간 10경기를 치렀다. 이제 체력이 아닌 정신력으로 버텨내는 단계다. 그런데 정도는 약간 덜 할 수 있겠으나 모비스 또한 체력적으로 힘든 건 마찬가지다.
김영환은 24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3차전까지는 확실히 모비스가 체력적으로 우리보다 나았는데, 4차전 때는 모비스 선수들도 지쳐있었다"고 했다. 유재학 감독도 "선수들이 우두커니 서 있을 때가 많았다"고 했다. 이제 모비스가 체력적으로 더 낫다고 보기도 어렵다.
긍정적인 요소는 또 있다. LG 관계자는 "3차전이 졌지만 이긴 것이나 마찬가지인 경기였다면, 4차전은 확실히 이긴 경기였다"고 했다. 3차전에서 한때 20점까지 뒤졌던 LG는 경기 후반에 무섭게 따라가 모비스를 몰아붙였다. 비록 79대86으로 패했으나 LG가 쉬운 팀이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 3차전 막판부터 LG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26일 벌어지는 5차전이 궁금하다.
창원=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