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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변연하는 단연 돋보였다. 한마디로 클래스가 달랐다.
29분을 뛰면서 11득점, 8어시스트,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각각 하나의 블록슛과 스틸도 있었다.
결국 변연하는 게임 조율과 함께 적재적소에서 득점포까지 가동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애매한 포지션이지만, 변연하는 풍부한 경험과 기량을 갖추고 있다.
이날도 그랬다. 변연하는 경기 초반 적극적인 공격을 했다. KEB의 수비 허점이 보이면 지체없이 외곽포와 골밑돌파를 가동했다.
노련함을 바탕으로 경기 포인트가 뭔지 알고 있었다. KB는 최근 좋지 않다. 23일 KDB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기도 했다. 팀 자체의 흐름이 좋지 않으면, 그 다음 경기 전반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칫 길어지면 연패에 빠진다.
변연하는 이런 미묘한 흐름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KEB와의 경기였다. 첼시 리 문제부터 시작해, 지난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71대74로 패한 기억도 있다.
때문에 전반전 흐름을 잡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도 있었다. 이런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변연하는 스스로 공격 해법을 제시했다.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전반, KEB가 미세하게 우위였던 경기였다. 39-37로 리드를 지켰다. 하지만, KB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동안 나쁜 흐름을 끊고, 준비한 수비가 제대로 작동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변연하는 "많이 연습했다. 팀동료들과 수비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일단 몸싸움에서 밀리지 말아야 하고, 더블팀을 정확하게 들어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전반전 리바운드 개수는 20대16, KB가 앞섰다.
그리고 흐름이 왔다. KEB는 후반 초반 잇따라 실책을 범했다. 홍아란의 3점포와 강아정과 햄비로 이어지는 골밑슛이 터졌다.
변연하는 스틸을 성공한 뒤 공격권을 또 다시 가져왔다. 그리고 외곽에서 수비수를 제친 뒤 절묘한 골밑 패스를 하워드에게 건넸다. 완벽하게 KEB의 수비를 무너뜨리는 게임 조율이었다.
전반 자신의 스스로 공격의 해법을 제시한 뒤, 후반에는 흐름에 따른 적재적소의 패싱을 선보였다. 결국 KB는 4쿼터 중반 15점차로 점수를 벌리며 대승을 거뒀다.
침체된 팀 분위기를 전환하고, 미묘했던 경기 흐름을 완벽하게 바꾼 변연하의 활약이 깔려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변연하는 프로 17년째를 맡고 있는 베테랑이다. 하지만, 공수에 대한 이해력은 날이 갈수록 더욱 깊어진다. 야전사령관과 슈팅가드 사이의 미묘한 밸런스를 제대로 맞추고 있다. 그래서 클래스가 다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