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호 은퇴 기자회견 "코치직 사양, 주부 역할 해보겠다"

기사입력 2016-02-21 13:02


전자랜드 이현호 인천=노주환 기자

"미련없다. 제 능력에서 최선 다했다고 자부한다. 후배들이 더 좋은 모습 보여주길 바란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이현호(36)가 13년간의 프로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현호는 2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울산 모비스와의 2015~2016시즌 KCC 남자농구 마지막 홈경기를 앞두고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13년간 프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자리였다.

이현호는 전자랜드와 계약 기간이 한 시즌 남았지만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오른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

그는 "무릎이 좋지 않아서 이번 시즌이 끝나고 수술을 할 상황이다. 재활 훈련을 버텨낼 수 있을 지 고민하다가 나에게 져다. 또 외국인 선수 규정이 바뀌고 무기력하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면서 "팀의 정신적 지주도 좋지만 선수는 코트에서 뛰어야 한다. 팀에 도움이 되지 않을 바에는 그만 두는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자랜드 코치직을 사양한 이현호는 당분간 쉬면서 향후 거취를 정할 예정이다. 그동안 가족에게 소홀했기 때문에 주부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경복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이현호는 2003~2004시즌 프로 데뷔해 이번 시즌까지 코트를 누볐다. 서울 삼성과 안양 KGC를 거쳐 2009~2010시즌부터 전자랜드에서 활약했다. 패기넘치고 열정적인 플레이로 인천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고 또 전자랜드가 지난 시즌까지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현호는 "전자랜드의 이번 시즌 성적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자랜드에서 열심히 훈련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이가 부러져 목젖에 걸렸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인생의 스승과도 같은 유도훈 감독에 대해선 "유 감독님을 만난 후 '생각하는 농구'를 할 수 있었다. 지금은 감독님이 아니라고 유도훈 감독 형 정도의 관계다. 미워했었는데 이제는 좋은 관계다. 감독님은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잘 쓰는 좋은 형이다"고 말했다.

이현호는 어린 후배들에게 "13년의 프로 시간을 돌아보면 너무 짧다. 후배들이 프로에 오면 다 됐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바닥을 한 번은 찍게 된다"고 말했다.

프로 첫 시즌인 2003~2004시즌 신인왕에 오른 이현호는 통산 5차례 우수수비상을 받았고, 정규리그 통산 552경기, 플레이오프 40경기에 출전해 챔피언결정전 우승 1회, 4강 플레이오프 5회, 6강 플레이오프 4회의 영광을 누렸다. 정규리그서는 통산 평균 3.94득점, 0.8어시스트, 2.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인천=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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