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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크슛 보여주실 수 있어요?" "그럼요, 물론이죠!"
김선형은 농구를 사랑하는 학생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에,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해왔다. 드리블로 먼저 몸을 풀었다. 그런데 김선형이 처음부터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는 고난이도인 비하인드 백드리블(허리 뒤로 공을 돌려가며 드리블하는 기술)을 요구하자 학생들은 살짝 당황한 듯 했다. 스타 선수 앞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은데,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다. 김선형은 자신을 향해 드리블을 치고 오는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다가가 친절하게 기술을 전수했다. 아마추어 대회 출전 경험이 많은 임영현씨(25·사회학과)도 김선형이 다가서자 손을 떨며 제대로 드리블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여성 회원들이 "저 오빠, 저렇게 떠는 것 처음 본다"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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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이 이날 중점적으로 가르친 건 개인 기술이다. 김선형은 프로농구에서 가장 화려한 농구를 한다. 키 큰 선수를 제치고 높게 쏘아올리는 플로터슛이나 화려한 지그재그 스텝(일명 유로 스텝)은 김선형만이 해낼 수 있는 기술이다. 김선형은 "팀 플레이도 매우 중요하지만, 개개인 기량이 갖춰졌을 때 팀 플레이도 힘을 발휘한다"며 자신의 플레이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했다. 학생들은 김선형 앞에서 플로터슛과 지그재그 스탭을 연습하며 자신감을 키웠다. 김선형도 훈련을 지켜보다가 발전 가능성이 엿보이는 학생이 있으면 따로 붙잡아 심도있는 기술을 전수하기도 했다.
곧바로 사인, 기념촬영 시간이 이어졌다. 30분 넘게 사인하고, 사진을 찍어 힘들 법도 했지만 김선형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학생들은 "SK 홈경기 때 꼭 잠실학생체육관으로 응원가겠다"고 약속했고, 김선형도 "꼭 초대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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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해 김선형의 집중 지도를 받은 전찬우씨(25·글로벌리더학과)는 "김선형 선수가 오는 데 시험이 대수였겠나.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고 했다. 새내기 정수한씨(19·사회과학계열)는 "입학하자마자 큰 행운이 찾아왔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훈련을 마친 김성현은 "최근 농구 인기가 떨어져 걱정인데 이렇게 농구를 사랑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에 큰 감동을 느낀다. 최근 재능기부를 이어오며 많이 느끼고, 배우고 있다. 팬이 있어야 우리가 있다. 농구를 사랑하는 분들이 있는 곳에 초심을 잊지 않고 언제든 달려가겠다"고 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