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에 프로가 산다] ③김선형, 젊음과 열정의 캠퍼스 코트에 떴다!

최종수정 2016-05-03 07:40
김선형
◇훈련 종료 후 기념 촬영을 한 김선형(맨 앞줄 가운데)와 농성회 학생들.  
 성균관대학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4.23/

김선형
◇골밑 공격 요령을 가르치고 있는 김선형.
 성균관대학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4.20/


"덩크슛 보여주실 수 있어요?" "그럼요, 물론이죠!"

지난달 20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과학 캠퍼스. 중간고사 기간이라 캠퍼스는 분위기가 비교적 차분했다. 하지만 야외 농구코트만큼은 열기가 뜨거웠다. 남자 프로농구 최고의 스타인 서울 SK 나이츠 김선형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김선형은 스포츠조선과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함께 하는 프로스포츠 대국민 스킨십 캠페인 '이웃집에 프로가 산다' 프로젝트 세 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김선형에게 농구를 배우는 행운은 성균관대 농구동아리 '농성회'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김선형은 "모처럼 대학 캠퍼스를 찾으니 설렌다"며 반갑게 인사를 했다. 시험공부를 제쳐두고 모인 20여명의 학생들은 바로 앞에 스타를 두고도 쑥스러워 제대로 말도 못꺼내고 수줍어했다. 한 학생이 "저와 1대1 한 경기 해주실 수 있느냐"고 용기있게 도전장을 던졌다. 둘간의 열띤 경기가 펼쳐지자 어색한 분위기가 서서히 풀렸다.

김선형은 농구를 사랑하는 학생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에,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해왔다. 드리블로 먼저 몸을 풀었다. 그런데 김선형이 처음부터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는 고난이도인 비하인드 백드리블(허리 뒤로 공을 돌려가며 드리블하는 기술)을 요구하자 학생들은 살짝 당황한 듯 했다. 스타 선수 앞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은데,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다. 김선형은 자신을 향해 드리블을 치고 오는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다가가 친절하게 기술을 전수했다. 아마추어 대회 출전 경험이 많은 임영현씨(25·사회학과)도 김선형이 다가서자 손을 떨며 제대로 드리블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여성 회원들이 "저 오빠, 저렇게 떠는 것 처음 본다"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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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방어 요령을 지도하고 있는 김선형.
 성균관대학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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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 학생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는 김선형.
 성균관대학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4.20/

김선형이 이날 중점적으로 가르친 건 개인 기술이다. 김선형은 프로농구에서 가장 화려한 농구를 한다. 키 큰 선수를 제치고 높게 쏘아올리는 플로터슛이나 화려한 지그재그 스텝(일명 유로 스텝)은 김선형만이 해낼 수 있는 기술이다. 김선형은 "팀 플레이도 매우 중요하지만, 개개인 기량이 갖춰졌을 때 팀 플레이도 힘을 발휘한다"며 자신의 플레이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했다. 학생들은 김선형 앞에서 플로터슛과 지그재그 스탭을 연습하며 자신감을 키웠다. 김선형도 훈련을 지켜보다가 발전 가능성이 엿보이는 학생이 있으면 따로 붙잡아 심도있는 기술을 전수하기도 했다.

김선형이 준비한 다양한 훈련이 진행되다 보니 약속한 1시간이 금방 흘렀다. 어느새 친해진 김선형과 농성회 학생들. 한 학생이 "마지막에 덩크슛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외쳤다. 김선형도 "물론 보여줘야지"라고 화답했다. 농구를 좋아하는 학생들인만큼, 미국프로농구(NBA)식 리액션 대형을 갖췄다. 김선형이 화려한 원핸드 덩크슛을 눈앞에서 보여주자 학생들은 일제히 코트 바닥에 쓰러지며 환호를 보내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선형도 흐뭇한 표정.

곧바로 사인, 기념촬영 시간이 이어졌다. 30분 넘게 사인하고, 사진을 찍어 힘들 법도 했지만 김선형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학생들은 "SK 홈경기 때 꼭 잠실학생체육관으로 응원가겠다"고 약속했고, 김선형도 "꼭 초대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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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앞에서 드리블 시범을 보이고 있는 김선형.
 성균관대학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4.23/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해 김선형의 집중 지도를 받은 전찬우씨(25·글로벌리더학과)는 "김선형 선수가 오는 데 시험이 대수였겠나.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고 했다. 새내기 정수한씨(19·사회과학계열)는 "입학하자마자 큰 행운이 찾아왔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훈련을 마친 김성현은 "최근 농구 인기가 떨어져 걱정인데 이렇게 농구를 사랑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에 큰 감동을 느낀다. 최근 재능기부를 이어오며 많이 느끼고, 배우고 있다. 팬이 있어야 우리가 있다. 농구를 사랑하는 분들이 있는 곳에 초심을 잊지 않고 언제든 달려가겠다"고 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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