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100점, 매경기 접전...농구 볼 맛 난다

기사입력 2016-11-01 09:07


2016-2017 프로농구 고양오리온과 부산kt의 경기가 27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렸다. kt 김현민과 오리온 바셋이 치열한 리바운드 다툼을 벌이고 있다.
고양=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10.27/

"큰 기대 안했었는데, 요즘 농구 볼 맛이 난다."

한 농구팬이 던진 말이다. 개막 1주일. 개막한다고 해서 몇 경기 지켜봤는데, 이전과 다른 박진감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이 팬의 의견만이 아니다. 최근 농구 관련 기사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팬들의 조회수, 댓글수도 예년과 다르게 많이 늘어났다. 그나마 있던 댓글 내용도 대부분 경기 내용이나 판정에 대한 비판이었는데, 이도 많이 줄었다. 플레이에 대한 평가, 응원 메시지 등이 훨씬 많다.

지난달 22일 개막을 알린 프로농구. 지난주까지 8일동안 총 18경기를 치르며 워밍업을 모두 끝마쳤다. 우승 후보 울산 모비스 피버스, 전주 KCC 이지스가 선수들 부상으로 인해 부진한게 체크 포인트지만 언제든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팀들이기에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그런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바로 고득점 경기 속출이다. 툭하면 100득점 경기가 나오고, 90점대 경기도 수두룩하다. 한 팀이 100점 넘게 득점하며 승리한 게임이 벌써 3경기다. 25일 서울 삼성 썬더스는 114대91로 안양 KGC를 물리쳤다. 이뿐 아니다. 100점에는 못미쳤지만 26일 원주 동부 프로미가 창원 LG 세이커스를 상대로 98점, 27일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가 부산 kt 소닉붐을 상대로 99점을 넣으며 이겼다. 양팀 모두 80점 미만 점수를 기록한 경기는 단 3경기 뿐이다. 지난 시즌 기록을 살펴보면 1월 전체 경기에서 100점 넘게 득점이 나온 경기는 2경기, 2월은 3경기였다. 100점은 제쳐두고, 60점대 저득점 경기들이 속출했다. 이와 비교해봐도 최근 고득점 페이스가 확실히 눈에 띈다.

점수만 많이 난다고 좋은 건 절대 아니다. 하지만 많은 득점 속 경기 내용들도 흥미롭다. 매경기 플레이오프를 보는 듯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오리온 오데리언 바셋, SK 테리코 화이트, 삼성 마이클 크레익, LG 마이클 이페브라 등 개성 넘치는 단신 외국인 선수들의 가세도 볼거리다. 최준용(SK) 강상재(전자랜드) 신인 선수들의 등장, 그리고 김태술(삼성) 박찬희(전자랜드) 등 사연 많은 스타들의 이적 후 맹활약 등 스토리텔링도 좋아졌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고참 심판들을 대거 퇴출시키고, 젊은 심판들 위주로 개편을 시도했다. 현장에서는 "심판들 경험이 너무 없어 걱정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그런데, 걱정했던 것보다 순항중이다. 큰 심판 논란이 없는 것도 호재다. 스포츠조선이 개최한 농구 포럼에서 심판의 소통 문제가 많이 언급됐는데, 확실히 심판이 코칭스태프, 선수단과 소통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일단 이번 시즌 프로농구가 스타트를 잘 끊었다. 하지만 안심해서는 안된다. 이 긴장감을 끊가지 놓으면 안된다. 지금 모습을 잘 유지하면 농구 인기를 되살리 불씨가 살아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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