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감독 "이길 수 있을 때 이겨야", 왜?

기사입력 2016-11-03 08:06


삼성 이상민 감독은 2일 오리온에 역전승을 거둔 뒤 "시즌 초 이길 수 있을 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KBL

2016~2017 시즌 초반 판도가 혼란스럽다.

절대 강자, 절대 약자가 없을 것이란 각팀 사령탑의 전망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10개팀 감독들은 정규리그 개막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그 어느 시즌보다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2일 현재 순위표를 들여다 보면 오리온과 삼성, KGC, 전자랜드가 3승1패로 공동 선두다. 이어 동부가 3승2패로 5위, 그리고 LG, SK, KT, 모비스, KCC가 뒤를 잇고 있다. 개막후 3연승을 달리던 오리온이 이날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패해 공동 1위가 4팀이 됐다.

이처럼 팀간 전력이 평준화된 이유에 대해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절대적인 변수로 등장하고, 누적된 신인 드래프트 효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여전히 외국인 선수들은 각팀 전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이날도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50분(2차 연장 포함)을 뛰는 동안 34득점, 12리바운드를 올리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새 외국인 선수인 마이클 크레익은 9점차로 뒤져 있던 2쿼터부터 출전해 3쿼터까지 10점을 넣으며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오리온 역시 주포 애런 헤인즈와 외국인 가드 오데리언 바셋이 이날 각각 23점, 17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주도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삼성 이상민 감독은 "크레익을 투입해 따라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크레익은 공을 많이 만지니까 슛을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크레익이 그래도 트랩 수비를 힘으로 극복하며 승리에 기여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이 감독은 "3승1패가 4팀인데 시즌 초반에는 방심했다가는 쉽게 질 수 있다. 매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초반에 승수를 챙길 수 있을 때 챙겨야 한다"면서 "모비스와 KCC가 시즌 후반이 되면 선수 구성이 강해진다. 마지막에 무서워질 것이다. 초반에 승리를 따내야 나중에 떨어지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다들 비슷해 박빙의 양상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통의 강호 모비스는 시즌 초 간판 양동근과 신인 최대어 이종현, 외국인 선수 네이트 밀러가 부상으로 빠져 있다. 손목 수술을 받은 양동근은 3개월 뒤에나 볼 수 있고, 이종현은 발등 부상으로 내년 1월 돌아올 수 있다. 또 밀러도 햄스트링을 다쳐 대체 선수 마커스 블레이클리가 조만간 합류해 4주 정도의 공백을 메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KCC 역시 부상자가 있다. 센터 하승진이 최근 왼쪽 발목 수술을 받았다. 회복에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KCC는 내다보고 있다. 5라운드는 돼야 복귀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지난 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힌 안드레 에밋도 사타구니 부상으로 3주 정도 결장이 불가피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에릭 와이즈를 영입했다.

KCC와 모비스는 이처럼 주축 멤버 2~3명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시즌 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모비스는 이날 동부를 상대로 종료 직전 전준범의 3점슛으로 겨우 역전승을 거두며 4연패를 끊었다. KCC는 지난달 26일 모비스에 한 번 이겼을 뿐 1승4패로 모비스와 공동 최하위다. 이들 두 팀이 정상저인 전력을 회복하면 적어도 후반기에는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 다른 팀들이 경계하는 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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