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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 탄성에 내 안에 숨어있던 것이 깨어나는 느낌이었다."
사실 KCC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하던 농구를 하는 팀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을 예로 들면 안드레 에밋 등 개개인 선수들의 능력이 너무 뛰어나 포인트가드가 할 역할이 없는 농구였다. 내 역할이 계속 축소되고, 출전 시간도 줄었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심리적으로 위축이 됐다. 물론, 내가 뛰지 않아도 팀이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불만은 전혀 없었다. 그런 상황에 내가 불만을 토로했다면 그건 프로로서의 행동이 아니다. 반대로, 삼성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농구를 한다. 포인트가드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달라진 건 그 뿐이다.
-잘달리는 센터 라틀리프도 김태술 농구를 빛나게 하는 것 같다.
달릴 줄 아는 센터는 모든 포인트가드들의 로망이다. 라틀리프는 상상 이상으로 스피드가 빨라 오히려 타이밍에 맞게 내가 공을 못줄 때도 있다. 내가 다시 즐겁게 농구를 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되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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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술과 함께 잘나가는 삼성, 초반 기세 이어질 수 있을까?
우리팀 강하다. 다만, 딱 하나 고쳐야 할 부분은 있다. 우리팀은 외국인 선수, 국내 선수들이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 경기 중 흥분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팀을 이기게 하는 농구가 아니라, 자기가 매치업 상대를 꺾으려는 농구를 하려고 한다. 이 때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히 득점을 할 수 있는 농구를 해야 팀이 이긴다. 4쿼터 크게 이기다가도 따라잡히는 건 자신이 이기는 농구를 하려는 욕심 때문이다. 우리팀은 높이가 좋은데, 쓸 데 없이 혼자 빠른 공격을 해 상대에 속공을 내주는 경우가 좋은 사례다. 이 부분들을 포인트가드인 내가 조율해야 한다. 사실 가드도 어느정도 자기 역할을 해야 선수들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얘기할 수 있다. 시즌 개막 때는 '내가 그래도 되나'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제 자신감이 생기며 선수들에게 하나둘씩 얘기를 해주고 있다. 이 부분만 잘 보완된다면 우리 팀 시즌 끝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서울 SK 나이츠전(6일) 문태영을 향한 '노룩패스'가 큰 화제가 됐다. 또 그 경기에서 2014년 2월18일 안양 KGC 소속으로 19득점을 기록한 후 처음으로 19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나는 그냥 문태영이 골밑에 혼자 있는게 보이길래 패스를 준 것 뿐이다. 사실 KGC 시절에도 자주 보여드렸던 플레이다.(웃음) 그런데 오랜만에 보여드려서 그런지 경기장을 찾아주신 홈팬들 탄성이 대단하더라. 그 탄성에 내 안에 숨어있던 것들이 모두 깨어나는 느낌이었다. 팬들의 함성과 박수에 주특기 뱅크슛도, 평소 잘 못넣던 3점슛도 들어가도라. 자신감이 생겼다. 지난 2년 내 농구를 전혀 못했다. 지금 이 기세를 잘 살려나가고 싶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