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터별분석] 오세근-사이먼, 인정사정 없는 kt 골밑 폭격

기사입력 2016-11-27 17:37


사진제공=KBL

프로의 세계에서 인정사정 봐주는 것 없다는 건 당연한 정설이다. 하지만 상대가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로, KGC는 kt를 참혹하게 눌렀다. 오히려 kt가 없는 살림으로 눈물 나는 분투를 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안양 KGC는 2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 소닉붐과의 경기에서 96대71로 완승했다. 1쿼터부터 어느정도 승기가 KGC에 기운 경기. KGC는 4연승, kt는 4연패 중이었다. 특히, kt는 외국인 센터 허버트 힐이 종아리 파열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악재가 있었다. 일찌감치 토종 에이스 조성민까지 부상으로 낙마한 상황. 단신 외국인 선수 래리 고든 1명으로 KGC의 높이를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1쿼터-골밑을 지배한 오세근

다른 말이 필요없는 쿼터. 오세근이 지배한 쿼터.

데이비드 사이먼과 오세근이 버티는 골밑을 kt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김현민이 눈물 겹도록 열심히 뛰었으나 사이즈, 실력에서 차이가 났다. KGC는 사이먼을 5분 정도만 출전시키고 키퍼 사익스를 투입했는데, 그 때도 오세근의 위력은 줄어들지 않았따. 오세근은 1쿼터에만 무려 11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물론, 오세근은 잘했지만 KGC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쿼터였다. 상대가 일찌감치 힘이 빠진 모습을 드러내는데, 숱한 찬스에도 제대로 도망가지 못했다. 스타팅 멤버로 선택한 김종근-전성현-한희원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결과였다. 그나마 오세근의 득점으로 16-6 스코어를 만들었다. kt는 어쩔 수 없이 고든-박상오 위주의 외곽 위주의 공격을 선택했지만 슛이 들어가지 않았다. 미들슛들이 들어가다 돌아나오기를 반복하자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2쿼터-상반된 슛 성공률

kt는 1쿼터 2점슛 13개를 던져 단 1개를 성공시켰다. 3점슛은 4개 중 1개도 들어가지 않았다. 이 침체된 분위기는 2쿼터에도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선수들이 노마크 미들슛 찬스를 계속 만드는데 운도 없었다. 슛이 림을 돌아나오기 일쑤. 반대로 여유를 찾은 KGC는 3점쇼를 펼쳐보였다. 이정현-사익스-김기윤-문성곤이 릴레이 3점포를 터뜨리며 점수차를 벌렸다. 상대 높이가 부담스러운 kt는 2-3 지역방어를 고집할 수밖에 없었는데, KGC가 지역방어 약점을 파고들어 3점포를 날려대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KGC는 2쿼터 3점슛 8개를 던져 무려 5개를 성공시켰다. 2점슛도 10개 중 5개를 넣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kt 선수들이 2쿼터 중반부터 슛 컨디션을 어느정도 찾으며 점수를 쌓아올렸다는 점. 하지만 추격 분위기를 만들기에는 늦은 감이 있었다. kt가 골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바꿔보려 하면 사이먼이 골밑에서 착실하게 득점을 쌓아올렸다. 48-23 KGC의 확실한 리드.


3쿼터-집에 가기 싫은 고든의 분전, 하지만...

kt가 마지막 힘을 짜냈다. 3쿼터 초반 상대 사익스에 연속 득점을 허용했지만, 고든과 이재도가 집중했다. 특히, 이번 경기를 끝으로 교체돼 팀을 떠날지도 모르는 고든이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혼자 3쿼터에만 13점(3점슛 2개)을 몰아쳤다. 이재도도 공-수에서 활약했다. 여기에 김현민이 골밑에서 분투하며 kt는 3쿼터 중반 한 때 점수차를 15점까지 줄였다. 그러나 kt가 따라붙을만 하면 KGC는 냉정하게 경기를 풀었다. 상대 추격 흐름마다 사이먼이 골밑에서 얄밉게 득점과 리바운드를 성공시켰다. 수비에서도 kt의 마지막 희망 김현민의 골밑슛을 블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3쿼터에만 알토란 10득점. KGC 김승기 감독은 3쿼터 3분을 남기고 코트밸런스가 맞지 않자 외국인 선수 2명을 다 빼는 여유를 보여주기도 했다. kt는 그나마 득점력이 있고 골밑에서 버틸 수 있는 박상오와 김현민이 각각 파울트러블과 다리 통증으로 벤치에 나갔던 것이 추격 흐름에 악재였다. 결국 72-52 20점차로 점수차가 유지됐다.

4쿼터-이미 기운 경기 흐름

kt도 따라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KGC도 상대에 작은 틈이라도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주전급 선수들을 코두 코트에 내보냈다. 점수차는 줄어들지 않고 양팀이 점수를 주고받았다. KGC는 경기 내내 잠잠하던 이정현까지 터지며 더욱 안정된 경기 흐름을 가져갔다. KGC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홈팬들 앞에서 보여줬다. 종료 4분31초 전 이정현의 3점슛으로 점수차가 88-61까지 벌어졌다. 이 때 kt가 부른 작전타임은 항복 선언과 다름 없었다.


안양=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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