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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히느냐, 쫓아가느냐?'
예년에 보기 드물게 2월 중순까지 긴장감이 유지되면서, 팬들에겐 여자농구를 보는 재미가 더욱 쏠쏠하다. 반면 끝까지 포기할 수 없는 4개팀 선수들이나 코칭 스태프는 매경기 살얼음판 위를 걷는 심정이다. 게다가 4개팀간의 맞대결이라면 더 그렇다.
13일 구리시체육관에서 맞붙은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KDB생명과 KB스타즈의 대결이 바로 그랬다. KDB생명은 4위권에 단 1경기차로 앞선 단독 3위이고, KB스타즈는 최하위이긴 하지만 최근 시즌 첫 연승을 하며 분위기를 탄 상태다. 즉 KDB생명은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3위 자리 굳히기에 확실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고, KB스타즈는 이날 승리로 신한은행 KEB하나와 나란히 공동 4위에 오르며 KDB생명을 반경기차로 추격할 절호의 기회를 갖게 된다.
전반전까지 KB스타즈가 리바운드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계속 앞서갔지만, 큰 차이를 벌리지는 못했다. 31-25로 전반을 마친 KB스타즈는 3쿼터 시작 후 피어슨과 박지수 등 트윈 타워를 앞세워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게다가 박지수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박지수를 막기 위해 KDB생명에서 번갈아 기용된 조은주와 김소담이 3쿼터 중반 나란히 5파울 아웃을 당할 정도였다. 그래도 KDB생명은 크리스마스와 한채진의 3점포를 앞세워 3쿼터 2분여를 앞두고 4점차까지 따라가며 포기하지 않았지만, KB에는 에이스 강아정이 있었다. 추격을 당할 위기에서 강아정은 이날 자신의 4번째이자 통산 500호 3점포를 쏘아올리며 점수차를 유지시켰다.
KB는 4쿼터에서 한층 헐거워진 KDB생명의 골밑을 피어슨과 강아정의 돌파를 앞세워 집요하게 공략, 점수차를 더 벌리며 74대67로 귀중한 1승을 챙겼다. 피어슨이 23득점, 강아정이 21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박지수는 9득점-13리바운드로 뒤를 받쳤다. 결국 이날 KB스타즈의 승리로 무려 3개팀이 11승18패로 공동 4위를 기록했고 3위와의 승차가 0.5경기로 좁혀지며 막판 판도는 끝까지 알 수 없게 됐다.
구리=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