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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창원 LG 세이커스의 봄 농구 희망을 사라지는 것인가.
아직 시즌 종료까지 25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반전이 가능한 잔여경기 수다. 그러나 희망만 품기도 힘들다. 최근 LG의 경기력이나 분위기를 봤을 때 지금의 하락세를 단숨에 상승세로 바꾸기는 힘들어 보인다.
5연패에 빠지기 전만 해도 희망이 있었다. 경쟁팀들이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가운데 LG는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무릎을 다친 김종규가 돌아오기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계산했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줄 수는 없었지만, 경기 승부처 김종규가 있고, 없고는 하늘과 땅 차이다. 하지만 거짓말처럼 김종규가 복귀한 지난달 23일 서울 SK 나이츠전부터 연패가 시작됐다. 아낀다 해도, 경기당 25분 정도는 뛰어주고 있다.
하지만 모두 핑계다. 다른 팀들도 강팀과 연달아 붙고, 연전을 한다. 전자랜드, 삼성전 경기 내용을 보면 잘싸우고 진 경기라고 박수치고 있기도 힘들다. 결국 마지막 집중력 차이가 실력 차이다. 삼성전 마지막 조상열의 파울 장면은 선수의 상황 판단 미스이자, 이날 경기 한 번도 투입되지 않아 잔뜩 얼어있던 선수를 마지막 승부처에 넣은 감독의 실수이기도 하다.
해설위원 일을 하다 감독으로 전격 발탁된 현 감독은 첫 시즌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외국인 선수 선발부터 삐걱대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제임스 켈리-에릭 와이즈 두 명 모두 교체 선수다. 남은 시즌 별 이상이 없으면 두 사람 체제로 시즌을 마치겠지만, 공-수 모두에서 불안함이 있는 게 사실이다. 켈리는 공격은 좋고 화려하지만 수비를 안하고, 와이즈는 수비를 잘하고 성실하지만 공격력이 답답하다. 현 감독은 "두 사람을 반씩 섞어놨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토종 선수 기용에 있어서도 팬들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LG의 시즌 출발은 희망찼다. 김종규-김시래-조성민의 국가대표급 토종 라인업을 보유한 가운데 카리스마 있는 현 감독과 경험 많은 김영만 코치 영입 등으로 팀이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이어진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은 커녕, 하위팀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부산 kt 소닉붐과 한 데 묶일 분위기다. 현 감독은 "외국인 선수도 바뀌었고, 종규도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아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경기를 치르며 더욱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작은 위안거리는 이번 주 오리온-kt와 2연전을 치른다는 것이다. 사실상 마지막 반전의 기회다. 이 찬스를 꼭 잡아야 한다. 이 2경기를 치르면 안양 KGC-DB-전주 KCC 이지스-SK-현대모비스-KGC-kt-현대모비스-KCC로 이어지는 지옥의 1월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제외, 1월 스케줄 매주 토-일 연전을 소화해야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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