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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성공에 취해서는 안된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하지만 주변의 이런 성공적 평가에 안도해서는 안되는 DB다. DB 농구의 시작은 이제부터가 진짜다. 먼저 핵심 전력들이 대거 이탈한다. 출전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팀 중심을 잡아주던 김주성이 은퇴했다. 에이스 두경민과 포워드진의 핵심 서민수는 상무에 입대한다. 센터 로드 벤슨도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를 안했다 해도 키 제한 때문에 한국에서 못뛴다.
그래서 이상범 감독은 다음주 바로 미국으로 출국한다. 챔피언결정전 도중 공언한대로 디온테 버튼과의 재계약을 위한 과정이다. 그만큼 이 감독은 버튼이 간절하다. 다른 토종 선수들의 득점이 나오지 않을 때, 혼자서라도 어떻게든 득점할 수 있는 선수가 버튼이다. 이 감독은 이번 시즌에도 버튼의 역할이 중요했지만, 다음 시즌에는 더 중요한 역할을 해줄 거라고 보고 있다. 구단 입장에서도 감독이 간절히 원하는만큼 최대한의 지원을 해 꼭 붙잡을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김주성의 빈 자리를 메울 빅맨 발굴이 필요하다. 김주성 뿐 아니라 윤호영도 이제 베테랑이 됐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한정원, 유성호 등도 좋은 선수들이지만 조금 더 임팩트 있는 활약을 해줄 빅맨이 있어야 한다. 벤슨의 빈 자리를 생각하면 매우 시급한 과제다. 대어급 신인을 수혈할 수 없다면, FA나 트레이드를 통한 선수 영입도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이 감독에게도 힘을 실어줘야 한다. 계약 첫 시즌 생각지도 못했던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약해지는 전력 탓에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감독이 조급해질 수 있다. 남은 계약기간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지지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 '작년에 준우승했으니 올해는 우승해야지'라는 고위층의 근시안적 태도를 버려야 DB가 발전할 수 있다. 두경민과 서민수가 전역해 돌아와 허 웅 등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내후년이 DB가 다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타이밍이 될 것이다. 그 때까지 즉시 전력감들을 얼마나 성장시키는 지가 중요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