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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농구는 올해로 '2강 판도'로 이어지게 될까. 뚜껑을 열고 보니 '2쿼터' 변수가 상당히 작용할 듯 하다.
반면 KB스타즈는 첫 판부터 진땀을 뺐다. 4일 삼성생명을 상대로 전반을 31-42로 뒤지며 고전하다 후반 분전으로 간신히 역전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KB는 후반 들어 삼성생명이 체력과 조직력의 열세를 보인 틈을 타 외국인 선수 카일라 쏜튼(30득점, 14리바운드)을 앞세워 득점행진을 이어간 끝에 결국 60대55로 힘겹게 승리했다. 자칫 개막 첫 경기부터 이변의 제물이 될 뻔했다.
이제 겨우 1경기를 치른 터라 이를 근거로 시즌 전망을 내놓기는 사실 무리다. 하지만 지난 시즌 결승전 맞대결을 펼친 두 팀의 첫 판에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이는 두 팀 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 전체 여자 프로농구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예상된다. 바로 '2쿼터 외국인 선수 출전 금지'에 따른 경기력 변화다.
이에 따른 영향이 두 경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과 KB스타즈 모두 2쿼터에 크게 고전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1쿼터를 28-19로 앞섰지만, 2쿼터에는 오히려 8-13으로 신한은행에 뒤졌다. 1m96의 장신으로 골밑을 전담하던 토마스가 사라진 공간을 메우기에는 우리은행 국내선수들의 높이가 낮았다. 반면 신한은행은 국가대표 출신 곽주영(1m85)을 필두로 양지영(1m81)과 한엄지(1m80) 등 경쟁력 있는 토종 포워드-센터진이 있어 일방적으로 끌려가던 경기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후반에 다시 토마스가 들어오자 금세 주도권을 잃었다.
KB스타즈도 1쿼터는 오히려 19-16으로 앞섰지만, 2쿼터에는 12-26으로 크게 부진했다. 원래 KB스타즈는 새로 변경된 제도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던 팀이다. 국내 최장신 센터이자 WNBA무대까지 경험한 박지수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지수는 개막 컨디션이 좋지 못한 듯 자신이 맹활약해야 할 2쿼터에 오히려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이날 박지수는 총 37분24초를 뛰었지만, 10리바운드 4득점에 그쳤다.
때문에 역설적으로 새로 변경된 제도가 오히려 외국인 선수의 중요성만 더 부각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피어 오른다. 우리은행이나 KB스타즈가 강세를 이어갈 수 있던 것도 결국 외국인 선수의 후반 결정력에 기인했기 때문이다. 개막 2경기를 통해 확인된 점은 두 팀의 외국인 선수 토마스와 쏜튼의 실력이 상대팀보다는 훨씬 나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두 팀의 '2강 판도'가 더욱 강화될 수도 있을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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