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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막 올린 WKBL, 2강 판도 이어지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11-05 17:11


지난해 우승팀 아산 우리은행 선수들이 지난 3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의 2018~2019 여자프로농구 개막전 도중 전술에 대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WKBL

여자 프로농구는 올해로 '2강 판도'로 이어지게 될까. 뚜껑을 열고 보니 '2쿼터' 변수가 상당히 작용할 듯 하다.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가 지난 3일 지난 시즌 우승팀 아산 우리은행과 인천 신한은행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다음 날에는 지난 시즌 2위팀 청주 KB스타즈와 용인 삼성생명의 경기가 이어졌다. 지난 시즌 1, 2위팀인 우리은행과 KB스타즈는 시즌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이번 시즌에도 선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양상은 사뭇 달랐다. 챔피언십 '7연패'를 노리는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을 무려 70대45로 대파하며 강팀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이번 시즌에 영입한 외국인 선수 크리스탈 토마스가 21득점, 16리바운드로 막강한 모습을 보인데다 박혜진(20득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과 임영희(13득점 5어시스트) 등 기존 간판 선수들도 제 몫을 했다.

반면 KB스타즈는 첫 판부터 진땀을 뺐다. 4일 삼성생명을 상대로 전반을 31-42로 뒤지며 고전하다 후반 분전으로 간신히 역전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KB는 후반 들어 삼성생명이 체력과 조직력의 열세를 보인 틈을 타 외국인 선수 카일라 쏜튼(30득점, 14리바운드)을 앞세워 득점행진을 이어간 끝에 결국 60대55로 힘겹게 승리했다. 자칫 개막 첫 경기부터 이변의 제물이 될 뻔했다.

이제 겨우 1경기를 치른 터라 이를 근거로 시즌 전망을 내놓기는 사실 무리다. 하지만 지난 시즌 결승전 맞대결을 펼친 두 팀의 첫 판에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이는 두 팀 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 전체 여자 프로농구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예상된다. 바로 '2쿼터 외국인 선수 출전 금지'에 따른 경기력 변화다.

이번 시즌 WKBL은 외국인 선수 보유 및 출전에 관한 규정을 변경했다. 지난 시즌까지는 2명 보유에 1명 출전, 그리고 3쿼터에는 동시 출전이 가능하게 해놨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국내 선수 육성 차원에서 외국인 선수를 팀당 1명씩만 보유할 수 있게 해놨고, 그마저 2쿼터에는 출전을 금지시켰다.

이에 따른 영향이 두 경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과 KB스타즈 모두 2쿼터에 크게 고전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1쿼터를 28-19로 앞섰지만, 2쿼터에는 오히려 8-13으로 신한은행에 뒤졌다. 1m96의 장신으로 골밑을 전담하던 토마스가 사라진 공간을 메우기에는 우리은행 국내선수들의 높이가 낮았다. 반면 신한은행은 국가대표 출신 곽주영(1m85)을 필두로 양지영(1m81)과 한엄지(1m80) 등 경쟁력 있는 토종 포워드-센터진이 있어 일방적으로 끌려가던 경기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후반에 다시 토마스가 들어오자 금세 주도권을 잃었다.

KB스타즈도 1쿼터는 오히려 19-16으로 앞섰지만, 2쿼터에는 12-26으로 크게 부진했다. 원래 KB스타즈는 새로 변경된 제도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던 팀이다. 국내 최장신 센터이자 WNBA무대까지 경험한 박지수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지수는 개막 컨디션이 좋지 못한 듯 자신이 맹활약해야 할 2쿼터에 오히려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이날 박지수는 총 37분24초를 뛰었지만, 10리바운드 4득점에 그쳤다.


때문에 역설적으로 새로 변경된 제도가 오히려 외국인 선수의 중요성만 더 부각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피어 오른다. 우리은행이나 KB스타즈가 강세를 이어갈 수 있던 것도 결국 외국인 선수의 후반 결정력에 기인했기 때문이다. 개막 2경기를 통해 확인된 점은 두 팀의 외국인 선수 토마스와 쏜튼의 실력이 상대팀보다는 훨씬 나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두 팀의 '2강 판도'가 더욱 강화될 수도 있을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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