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은 이렇다. 지난 19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서울 삼성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최종전이 끝난 울산동천체육관. 본 경기보다 더욱 눈길을 끄는 '스페셜 매치'가 펼쳐졌다. 바로 '만수'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과 '애제자' 이대성의 자유투 대결이었다.
자존심이 걸린 경기였다. 유 감독은 현역시절, 농구대잔치 통산 자유투 성공률 5위(82.9%)를 기록했던 능력자다. 이대성도 올 시즌 자유투 성공률 83.3%를 기록하며 팀 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또 하나, 이날 경기에는 '자유이용권'이 걸려 있었다. 이대성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내 안에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다. 감독님이 봉인 해제를 해주셨으면 한다. 패하면 감독님 마음에 쏙 들게 플레이를 하겠다. 이기면 감독님 눈치 안보고 플레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에 땀을 쥐고 하는 경기. 30초 동안 10개의 공을 던져 더 많은 점수를 얻는 사람이 승리하는 것이었다. 변수는 있었다. 다섯 번째와 열 번째 공은 2점으로 계산된다는 점.
선공에 나선 것은 유 감독이었다.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코트에 들어선 유 감독은 '자유투 머신'다운 정확도를 뽐냈다. 그는 10점을 기록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유 감독의 선전에 이대성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유 감독의 '만수'에 이대성의 멘탈이 무너졌다. 유 감독이 이대성이 슛을 쏠 때 방해하는 동작을 취한 탓. 이대성은 6점에 머물렀다. 동시에 '자유이용권'도 날아갔다.
승리한 유 감독은 이대성에게 통 큰 제안을 했다. 경기 중 사용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은 줄 수 없지만, 놀이동산에서 바이킹도 타고 청룡열차도 탈 수 있는 '자유이용권'을 사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대성의 선택은 '노'였다. 이유가 있다. 구단 관계자는 20일 "이대성이 감독님의 제안을 사양했다. 감독님과 함께 놀이공원을 가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이유였다"고 전했다.
한편, 유 감독과 이대성의 자유투 대결을 지켜본 현대모비스 선수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이었다. 함지훈은 "감독님의 승리를 예상했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감독님께서 자연농원에서 청룡열차를 타자고 하셨는데, 바뀐 이름으로 말해 대성이가 많이 당황했을 것"이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