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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님을 모십니다" 허 훈-양홍석, 레시피 솔루션 원하는 이유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9-12-05 06:00


사진제공=부산 KT

훈훈한허훈덕(왼쪽)과 홍석버거. 사진제공=부산 KT

'백종원님을 모십니다.'

부산 KT가 때 아닌 섭외 고민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요리전문가' 백종원씨를 '모시고' 싶은데 방법이 없다. 구단 관계자는 "지인을 통해서라 백종원씨와 연락을 취할 수 있는지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방법을 못 찾고 있다"며 속을 태우고 있다. "골목식당(TV프로) 측에 메일이라도 보낼까 고민 중"이라고도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지난 시즌. KT는 '쌍두마차' 허 훈과 양홍석의 이름을 딴 음식을 선보였다. '훈훈한허훈덕'(핫도그)과 '홍석버거'(햄버거)가 그 결과물이다. KT는 홈경기마다 2층 매점에서 '허훈덕'과 '홍석버거'를 판매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팬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다소 밋밋한 맛 때문이었다. 당시 매점에서는 업체에서 완제품을 받아 판매했다. 케이스에 붙은 허 훈과 양홍석의 스티커가 타 제품과의 유일한 '차별점'이었다.

칼을 빼들었다. KT는 새 시즌을 앞두고 시스템 자체를 확 뒤집었다. 완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만드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레시피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구단은 부산에서 유명하다는 수제버거집에 가서 비법 일부를 전수받았다. 맛이 확 달라졌다. '홍석버거'는 뜨끈하게 구운 빵에 감자 퓨레로 감칠맛을 더했다. 타 버거집과 차별화를 위해 패티를 떡갈비로 교체했다. '허훈덕'은 머스터드에 불고기소스를 섞어 달콤함을 더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올 시즌 '허훈덕'과 '홍석버거'는 어느덧 부산사직실내체육관의 명물이 됐다. 20대 농구팬 배기성 씨는 "처음에는 다른 게 없어서 구입했어요. 체육관 근처에 편의점이나 음식점이 없어서 요깃거리를 사오지 않으면 구매할 곳이 매점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홍석버거'를 구입했는데, 한 입 먹어보니 이건 농구장에서 팔법한 맛이 아니더라고요. 정말 맛있어요. 가격대비 양도 푸짐하고요. 개인적으로는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 오시는 분들은 한 번씩 드셔보셨으면 좋겠어요"라고 후기를 전했다.

말 그대로다. '허훈덕'과 '홍석버거'는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로 인기폭발이다.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야 하는 만큼 '허훈덕'은 경기당 100개, '홍석버거'는 경기당 50개만 한정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각각 3500원과 5000원으로 시중과 비교해 비싸지 않다.

'이름의 주인공' 허 훈과 양홍석도 팬들의 맛평가에 무척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양홍석은 "제 이름을 딴 햄버거가 있어서 상당히 영광으로 생각해요. '홍석버거' 먹어봤는데, 상당히 맛있더라고요. 너무 커서 한 입에 넣기 어려울 정도였죠. 햄버거는 따뜻할 때 먹어야 하는 만큼 맛있는 온도를 잘 유지해서 판매해주시길 부탁드리고 있어요. 팬들도 경기장에서 '홍석버거' 드셔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KT 관계자는 "양홍석 선수는 경기 뒤 잊지 않고 판매 실적 및 팬 반응을 물어 본다"고 귀띔했다.

허 훈 역시 "제 이름의 핫도그를 판매한다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제가 농구를 더 잘하면 더 많은 팬께서 찾아와 주시겠죠. 그 분들이 직접 드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더 맛있거든요"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여기서 백종원씨가 '소환'됐다. 허 훈은 "생각해봤는데 이왕 만들어주시는 거 백종원 선생님께 부탁하면 더 맛있는 레시피가 완성되지 않을까 싶어요. 제 인기도 더 올라가고, 팬들도 더 맛있는 핫도그를 드실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닐까요. 아, 지금은 한정판인데 더 많이 판매되면 네이밍 값으로 일부 받을 수 있나요"라며 웃었다. 이 말에 솔깃한 구단이 그 고민을 떠앉게 된 것이다.

일단 KT는 더 많은 팬들이 '허훈덕'과 '홍석버거'를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 자주 오시는 분들은 핫도그와 햄버거의 존재를 알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홍보를 확대할 예정이다. 선수들도 판매 의지가 강한 만큼 직접 만들어서 팬들께 대접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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