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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10일 KGC는 오리온에게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두 선수의 인터뷰는 다소 '침울'했다.
전성현은 "고관절 부상이 있는데, 올 시즌에는 항상 가지고 가야할 것 같다. 몸 컨디션은 정상의 70% 정도"라고 말한 뒤 "재활로 인해 뛰는 운동을 못해서 체력이 다운돼 있는 것 같다. 제 역할을 못하는 것 같아서 팀에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했다. 이날 17득점을 올리면서 팀 승리의 주역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말들이었다.
실제 문성곤은 지난 시즌 맹활약했다. 올 시즌 더욱 기대가 됐다. 리그 컵에서 클래스가 다른 수준의 움직임을 보이면서 활동량을 극대화했다.
공격에서는 기복이 있을 수 있지만, 수비는 여전히 리그 최상급. 지난 시즌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모습까지 종종 보였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면서 약간씩 흐트러졌다. 활동량, 수비의 기량은 여전했지만, 집중력에서 2% 부족했다. 문성곤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시즌이 시작되면서 몸상태가 약간 떨어졌다. 생각이 많아지면서 뭔가 꼬이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 팀에 미안한 마음이 많다"며 "최근에는 명상까지 하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뭔가 내려놓고 경기에만 오롯이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수훈 선수 인터뷰'였지만, 두 선수는 올 시즌 초반 자신들의 약간 저조한 활약 때문에 팀이 어렵게 간다는 책임을 통감한다는 듯 '패전 선수 인터뷰'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수훈 선수 인터뷰가 아니라 패전 인터뷰를 하는 것 같다"고 농담을 던지자, 그제서야 약간 웃음기를 짓는 두 선수다. 역으로 말하면 그만큼 자신의 역할에 대한 책임과 고민이 느껴지는 모습이다. KGC가 강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이재도와 변준형이 성장하고 있지만, 가장 든든한 근간은 포워드진이다. 양희종이 없지만, 문성곤과 전성현이 있기 때문에 KGC는 꾸역꾸역 승수를 챙기면서 시즌 초반 잘 버티고 있다. 아쉬움 가득한 두 선수의 인터뷰에서는 아이러니컬하게도 호락호락하지 않는 KGC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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