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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관심 모았던 허 웅-허 훈 형제 대결, 정작 영웅이 된 선수는 브랜든 브라운.
원주 DB와 부산 KT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2라운드 경기가 열린 19일 원주종합체육관. 양팀 경기는 늘 농구팬들의 관심을 끈다. DB의 허 웅, 그리고 KT의 허 훈 두 쌍둥이 형제의 맞대결이 벌어지기 때문. 누가 더 인기가 많은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스타 형제의 만남은 농구계의 얼마 안되는 이슈거리 중 하나다.
전반까지는 접전이었다. 양팀이 계속해서 점수를 주고 받으며 만든 전반 종료 스코어 46-44 KT의 2점 리드.
하지만 경기는 3쿼터부터 갈리기 시작했다. DB가 KT 외국인 선수 브라운을 막지 못했다. DB는 그나마 수비력이 나은 저스틴 녹스가 3쿼터 일찌감치 파울 트러블에 걸리자 타이릭 존스를 투입할 수밖에 없었는데, 브라운은 상대적으로 약한 DB 골밑을 맹폭했다. 3쿼터에만 혼자 기록한 득점이 14점. 3점슛 2개도 곁들였다.
브라운이 대단한 건 혼자 풀타임 가까운 시간을 소화했다는 것. KT는 야심차게 데려온 마커스 데릭슨이 어지럼증을 이유로 지난달 31일 열렸던 울산 현대모비스전 이후 결장하고 있다. 부상으로 이탈한 존 이그부누의 대체 선수로 한국에 온 후 6경기째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했지만, 지치자 않고 야생마처럼 코트를 휘저었다.
브라운은 이날 경기 4쿼터 5반칙 퇴장을 당하기 전까지 24득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 5스틸을 기록하며 독무대를 즐겼다. 그가 빠진 후 DB가 맹추격을 해 위기가 있었지만, 나가기 전까지 득점 뿐 아니라 동료들을 살리는 패스 플레이가 돋보였다. 브라운이 합류한 후 첫 2경기는 KT가 패하며 7연패까지 갔었다. 하지만 그 때는 브라운이 새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핑계거리가 있었다.
그리고 경기를 치르며 점점 더 브라운 효과가 커지고 있다. KT 입장에서는 복덩이가 굴러들어왔다. KT는 이날 88대81로 승리하며 4연승으로 A매치 휴식기를 맞이하게 됐다. 7승9패로 서울 삼성과 공동 7위. DB가 81-85까지 추격해온 시점, 경기 종료 1분51초 전 터진 김종범의 쐐기 3점포가 너무 컸다. 이 3점슛에 KT 선수들이 마음의 안정감을 얻고 조급하지 않게 시간을 흘려보냈다.
반가운 소식은 KT가 A매치 휴식기에 데릭슨을 대신할 새 외국인 선수 계약을 마친다는 점이다. 서동철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새 선수와의 계약을 마지막으로 조율하고 있다. 이그부누보다 높이는 낮지만 기술은 더 나은 선수"라고 하며 "새 선수가 와도 브라운이 첫 번째 옵션으로 활약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형제 대결에서는 팀을 승리로 이끈 허 훈이 판정승을 거뒀다. 13득점 4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팀을 잘 지휘했다. 허 웅은 8득점에 그쳤다. 출전 시간이 21분9초로 부족했다.
원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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