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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철저한 무명이었다. 실업 현대전자에서 농구를 시작한 그는 대전 현대, 안앙 SBS, 대구 동양, 울산 모비스를 거치는 저니맨이었다.
부지런했지만, 프로에서 그는 빛을 발휘하지 못했다.
당시 위 감독은 "패배의식이 많았다. 잠재력이 높은 선수들도 많았다. 나도 초보 사령탑이었다. 당연히 강한 훈련 외에는 답이 없었다"고 했다.
부임 직후 6연패를 달성했다. 2018~2019시즌에서는 4강에서 떨어졌지만, 지난 시즌 예상을 깨고 또 다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에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여자농구 금메달을 이끌었다.
그는 '강력한' 지도자다. 잠재력이 높은 선수를 강한 훈련으로 지도한다. 때문에 팀의 전력은 급상승했고, 계속 유지했다.
올 시즌 그는 FA로 풀린 박혜진과 계약하면서 '약속'을 했다. 지옥훈련이었던 비 시즌 훈련 강도를 약간 낮추겠다고 했다. 실제, 비 시즌 우리은행의 훈련 강도는 대폭 낮췄다.
기존 선수들은 오히려 '불안'해 하며 바뀐 훈련 시스템에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위 감독은 "훈련 강도를 낮췄다기 보다 시스템을 약간 바꿨다고 보는 게 맞다. 여전히 기본적 훈련은 계속 강조한다"고 했다.
올 시즌 우리은행의 전망은 어두웠다.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현대모비스와 우리은행 걱정'이라고 했지만, 그 걱정이 현실화되는 듯 했다. 김정은은 몸상태가 좋지 않았고, 에이스 박혜진은 족저근막염으로 일찌감치 이탈했다.
선수층이 두터운 것도 아니었다. 센터가 없었다. 하지만, 박지현이 성장했다. 여기에 주전 포인트가드를 꿰찬 김진희가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지난 11월30일, 위 감독은 특이한 장면을 선보였다. 김진희가 승부처에서 약간의 헤지테이션 이후 미드 점퍼를 성공시켰다. 승패에 쐐기를 박는 슛이었다.
위 감독은 벤치에서 '우와~'라고 탄성을 지른 뒤 '아빠 미소'를 지었다. 게다가 벤치로 돌아오는 김진희를 그대로 안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동안 위 감독을 본 모든 사람들은 "저런 미소와 포옹은 처음 본다"고 했다. 우리은행 출신 김은혜 해설위원도 당시 현장에서 "저런 장면은 처음 본다"고 했다.
위 감독은 "스타일이 바뀐 것은 아니다. 그냥 김진희가 대견했다. 풀 타임을 출전을 하고 있는데, 상당히 힘들 것이다. 지난 시즌 무릎 부상도 있었다. 하지만 저렇게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게 가슴 한 켠에서 '찡'했다"고 했다.
'지도 스타일이 강강강에서 조금 부드럽게 변하는 게 아닌가'라고 묻자, 위 감독은 "그런 것은 아니다. 원칙은 그대로 고수할 것"이라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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