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보인 김진희를 향한 아빠미소와 포옹, 위성우 감독 스타일이 변했나?

기사입력 2020-12-03 06:15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김진희와 포옹하는 장면. 사진제공=W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철저한 무명이었다. 실업 현대전자에서 농구를 시작한 그는 대전 현대, 안앙 SBS, 대구 동양, 울산 모비스를 거치는 저니맨이었다.

1m87의 평범한 키. 슈팅 가드였지만, 근성있는 플레이로 상대 에이스를 마크하는 전문 수비수에 가까웠다.

현역 시절, 그는 매우 성실했다. 오리온 시절, 김 진 감독은 신인 김승현의 프로생활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위성우 감독과 룸 메이트로 짝지워주기도 했다.

부지런했지만, 프로에서 그는 빛을 발휘하지 못했다.

2004년 은퇴 이후, 곧바로 신한은행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코치 생활을 길게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국가대표 코치를 맡았다.

8년 간의 코치 생활로 내공을 쌓은 그는 2012년 우리은행의 감독으로 선임됐다. 당시 파격적이었다. 당시 우리은행은 지금과는 극과 극이었다. 몇 년간 최하위권에 맴돌았다. 강도높은 훈련으로 우리은행을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당시 위 감독은 "패배의식이 많았다. 잠재력이 높은 선수들도 많았다. 나도 초보 사령탑이었다. 당연히 강한 훈련 외에는 답이 없었다"고 했다.

부임 직후 6연패를 달성했다. 2018~2019시즌에서는 4강에서 떨어졌지만, 지난 시즌 예상을 깨고 또 다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에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여자농구 금메달을 이끌었다.


그는 '강력한' 지도자다. 잠재력이 높은 선수를 강한 훈련으로 지도한다. 때문에 팀의 전력은 급상승했고, 계속 유지했다.

올 시즌 그는 FA로 풀린 박혜진과 계약하면서 '약속'을 했다. 지옥훈련이었던 비 시즌 훈련 강도를 약간 낮추겠다고 했다. 실제, 비 시즌 우리은행의 훈련 강도는 대폭 낮췄다.

기존 선수들은 오히려 '불안'해 하며 바뀐 훈련 시스템에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위 감독은 "훈련 강도를 낮췄다기 보다 시스템을 약간 바꿨다고 보는 게 맞다. 여전히 기본적 훈련은 계속 강조한다"고 했다.

올 시즌 우리은행의 전망은 어두웠다.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현대모비스와 우리은행 걱정'이라고 했지만, 그 걱정이 현실화되는 듯 했다. 김정은은 몸상태가 좋지 않았고, 에이스 박혜진은 족저근막염으로 일찌감치 이탈했다.

선수층이 두터운 것도 아니었다. 센터가 없었다. 하지만, 박지현이 성장했다. 여기에 주전 포인트가드를 꿰찬 김진희가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지난 11월30일, 위 감독은 특이한 장면을 선보였다. 김진희가 승부처에서 약간의 헤지테이션 이후 미드 점퍼를 성공시켰다. 승패에 쐐기를 박는 슛이었다.

위 감독은 벤치에서 '우와~'라고 탄성을 지른 뒤 '아빠 미소'를 지었다. 게다가 벤치로 돌아오는 김진희를 그대로 안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동안 위 감독을 본 모든 사람들은 "저런 미소와 포옹은 처음 본다"고 했다. 우리은행 출신 김은혜 해설위원도 당시 현장에서 "저런 장면은 처음 본다"고 했다.

위 감독은 "스타일이 바뀐 것은 아니다. 그냥 김진희가 대견했다. 풀 타임을 출전을 하고 있는데, 상당히 힘들 것이다. 지난 시즌 무릎 부상도 있었다. 하지만 저렇게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게 가슴 한 켠에서 '찡'했다"고 했다.

'지도 스타일이 강강강에서 조금 부드럽게 변하는 게 아닌가'라고 묻자, 위 감독은 "그런 것은 아니다. 원칙은 그대로 고수할 것"이라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틱톡-청룡영화상 투표 바로가기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