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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10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수원 KT전은 '두 얼굴의 매치'였다.
하지만 KT에는 '아킬레스건'이 있었다. 시즌 맞대결 1승4패, 유독 DB만 만나면 약해졌다. KT는 파죽의 연승 분위기에도 맞대결 열세를 경계했고, DB는 KT전 '4승1패'의 자신감보다 현재의 위기를 더 걱정했다. 그래서일까. 두 팀 감독은 경기 전 '임전무퇴'에 방점을 뒀다.
이상범 DB 감독은 "코로나19 집단 감염 후유증이 크다. 선수들의 체력,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다"면서 "벼랑 끝에 섰다. 마땅히 처방책이 없는 상황이라 선수들에게 투지로 버텨보자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물러설 데가 없다"는 말을 연신 내뱉는 등 '결사항전'의 비장함을 내비쳤다.
힘겹게 3연패에서 탈출한 DB는 5위 고양 오리온과 2게임 차 6위를 지켰고, 올시즌 KT전 5승1패의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1쿼터부터 KT의 의도는 빗나갔다. 리바운드 경쟁에서 18-9, 기본에 충실했지만 필드슛 성공률은 13%에 불과했다. KT 못지 않게 DB도 골밑 높이가 좋은 팀인데 페인트존 공략에 집중한 게 먹혀들지 않았다. KT의 슈팅 난조에는 이 감독이 강조했던 투지도 큰 몫을 했다. DB 선수들은 악착같이 수비에 가담하며 KT를 괴롭혔다. 1쿼터 7-14, 기선제압 실패는 3쿼터 50-55까지 이어졌다. KT가 역전에 성공한다 싶으면 DB가 다시 투혼을 앞세워 다시 달아나기 일쑤였다.
4쿼터에는 동생 허 훈 앞에서 형님 허 웅의 해결사 본능이 빛났다. 경기종료 8분여 전, 허 훈의 3점포에 곧바로 외곽슛으로 응수한 허 웅은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과 도우미 역할을 충실히 하며 간발의 승리를 지켜냈다. 특히 허 웅은 73-71이던 종료 3초 전, 허 훈의 파울을 유도한 뒤 자유투 2개로 마무리했다.
원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