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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뭐가 어떻게 된 것이었을까.
예상대로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이었다. 4쿼터 중반까지 흥미로운 승부가 이어졌다. LG가 달아나는 듯 했지만, 현대모비스 이우석이 연속으로 화려한 속공 플레이를 선보이며 경기 흐름을 바꿨다. 하지만 4쿼터 종료 4분여를 앞두고 석연찮은 상황이 발생했다.
LG가 74-73 1점차로 앞서던 상황. LG가 사이드라인 공격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때 코트에 땀이 떨어진 걸 선수들이 발견했다. 현대모비스 외국인 센터 헨리 심스가 코트 바닥을 체크하고 있었고, 엔드라인에 있던 이승무 심판이 코트에 들어와 이를 함께 확인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이드라인에 있던 김백규 심판이 LG 저스틴 구탕에게 볼을 건넸다. 구탕이 곧바로 골밑에 있던 단테 커닝햄에게 공을 연결했고, 커닝햄에게 손쉬운 찬스가 났다. 뒤늦게 심스가 커닝햄을 막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오히려 바스켓카운트가 되고 말았다.
현대모비스 입장에서는 억울할 만 했다. 누가 봐도 정상 플레이가 아니었다. 경기가 중단된 상황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항의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일단 심판이 선수에게 공을 건네면 플레이 시작이다. 때문에 구탕과 LG 선수들을 욕할 수 없다. 심판이 공을 건네받은 선수는, 최선을 다해 플레이 하는 게 기본이다. 문제는 김백규 심판이 코트에 이승무 심판이 들어온 걸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을 선수에게 건네는 심판은 코트 위에 10명의 선수가 다 있는지, 심판들은 정 위치에 있는지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해당 장면은 규정상 문제가 없었을까. 인플레이가 됐을 때는 심판이 어느 어느 위치에 있든, 경기는 진행돼야 하는 게 맞다. 다시 말해, LG의 플레이에 문제될 건 없었다. 다만, 운영의 묘가 아쉬웠던 장면이다.
어떤 심판이라도, 정상 플레이가 안될 상황임을 인지했으면 휘슬을 불고 경기를 멈춰야 했다. 심판은 경기를 멈출 권한이 있다. 다만, 구탕이 커닝햄에게 공을 건네고, 골이 될 때까지 약 1~2초 만에 모든 일이 이뤄져 어떤 심판도 이를 제지하지 못했다. 김백규, 이승무 심판 외에 반대편에 있던 조철휘 심판은 커닝햄과 심스의 충돌 장면에 집중하고 있다 파울을 불었다.
물론 골이 들어가고, 파울이 선언됐어도 심판들이 그 골을 무효 처리할 수는 있었다. 그것도 심판의 권한이다. 하지만 해당 심판진은 LG의 플레이를 정상 플레이로 인정했다. 만약, 그 골과 판정을 취소했다면 LG쪽에서 난리가 날 수밖에 없었다. 어느 한 쪽이든 큰 불만이 터져나올 상황이었다. 심판들에게도 문제를 풀기에 너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만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