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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30일 고양체육관에서 만난 고양 캐롯과 서울 삼성은 같은 연패지만 체감온도는 달랐다.
연패에도 안정적인 5위를 지키고 있는 캐롯의 김승기 감독은 "상대가 연패 탈출을 위해 죽기 살기로 달려들 것이라 더 무섭다"고 짐짓 긴장하면서도 "전성현에 대한 수비가 갈수록 강해진다. 그걸 이겨내며 평균 20점 가까이 기록하고 있으니 대단한 선수다"며 전성현에 대한 기대감을 잃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감독들이 언급한 두 선수는 이날 '대기록의 사나이'로 만났다. 이정현(삼성)은 한국농구연맹(KBL) 최초 최다경기(564경기) 연속 출전을 했고, 매경기 3점슛 연속 경기수를 경신해 온 전성현은 이날 '77경기'로 늘릴 참이었다.
하지만 둘의 대기록 행진보다 더 급한 게 연패 탈출의 '동상이몽'. 그 서로 다른 꿈에서 캐롯이 웃었다. 캐롯은 이날 벌어진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라운드 최종전 삼성과의 홈경기서 68대 65로 승리, 연패 탈출과 함께 홈경기 5연승을 달렸다. 반면 삼성은 13연패로 올시즌 최다 연패 기록을 또 경신해야 했다.
김 감독이 기대했던 전성현은 밀집수비에 막혀 3점포를 좀처럼 터뜨리지 못했지만 어시스트, 속공 등 동료들을 돕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활로를 찾았다. 문제는 올시즌 최고의 3점슛 팀인 캐롯이 전성현 외 다른 선수들도 외곽포를 살리지 못했다는 것.
그렇게 두 팀은 제대로 풀리는 게 없는 가운데 졸전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지루한 접전을 이어나갔다. 여기서 다른 점 한 가지. 캐롯 외국인 선수 디드릭 로슨이 '군계일학'이었다는 것. 로슨은 이날 득점, 리바운드로 고군분투하며 캐롯이 무너질 듯하면 근근이 받쳐줬다. 67-65로 쫓기던 경기 종료 11.6초 전, 위닝 자유투 1점으로 쐐기를 박은 이도 로슨이었다.
한편, 이날 3점슛 7개를 시도해 모두 실패한 전성현은 역대 최초 3점슛 연속 경기 행진을 '76'에서 마감했다.
고양=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