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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체=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서울 SK 나이츠가 안양 KGC 인삼공사의 11연승을 저지했다.
SK는 19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김선형(0득점, 10어시스트) 최부경(12득점 12리바운드), 자밀 워니(25득점, 13리바운드)의 삼각편대를 앞세워 오마리 스펠맨(20득점, 7리바운드) 렌즈 아반도(19득점) 오세근(17득점) 변준형(12득점)이 분전한 KGC를 85대79로 눌렀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상대. 당시 SK가 KGC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입장은 180도로 바뀌었다.
김선형과 워니라는 리그 최상급 원-투 펀치를 보유하고 있는 SK는 만만치 않았다. 6분3초를 남기고 김선형이 스틸 이후 그대로 골밑 돌파까지 감행. 바스켓 카운트 3점 플레이를 완성했다.
10-8, SK의 역전.
KGC는 서두르지 않았다. 확실히 최강자의 여유가 있었다. 아반도가 속공 덩크로 가볍게 동점. 하지만, SK는 최성원의 미드 점퍼로 다시 우위를 점했다. 그러자, 오세근이 가볍게 골밑 슛 추가.
객관적 전력은 KGC가 우위. 여기에 리그 최상급 조직력과 숙련된 베테랑도 있다. 단, SK도 큰 경기 경험은 풍부하다. 어려운 경기를 어떻게 치러야 하는 지 알고 있는 양팀이었다.
김선형의 비하인드 백패스에 의한 최성원의 3점포가 터졌다. SK는 최성원이 1쿼터 초반 연속 7득점, KGC는 초반 엔트리 패스가 번번이 끊어지면서 리드를 내줬다.
SK는 초반 기세를 잡자, 스리가드(김선형-오재현-최성원)를 일단 해체했다. 최성원 대신 허일영을 투입했다. 곧바로 3점포를 터뜨렸다. 확실히 최근 허일영의 폼은 나쁘지 않았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KGC는 곧바로 작전타임으로 흐름을 끊었다.
그러나, KGC의 실책에 의한 김선형의 속공, 그리고 특유의 플로터 득점. 10점 차로 벌어졌다. KGC는 스펠맨의 3점포로 응수. 스펠맨은 워니의 골밑 1대1을 좋은 수비로 막아낸 뒤 또 다시 3점포.
KGC 입장에서 스펠맨은 '양날의 검'이다. 공격에서 외곽 플레이를 선호하는데, KGC의 기복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단, 여느 용병 외곽 플레이어와 다른 점은 뛰어난 파워를 바탕으로 한 골밑 수비에 경쟁력이 있다는 점이다. 팀 수비에 적극적이기도 하다. 파워와 운동능력이 뛰어나 리바운드도 괜찮다. 즉, KGC가 기복있는 경기력을 보이지만, 끝내 10연승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 이유다. 1쿼터 막판 자칫 SK로 기울 수 있는 흐름이었지만, 스펠맨의 3점포 2방은 KGC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득점이었다. 순식간에 4점 차로 스코어가 좁혀졌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SK의 작전타임. 전열을 추스른 SK는 가장 확실한 워니의 1대1로 다시 KGC에게 쏠렸던 흐름의 균형을 잡았다. 농구에서 스코어는 각각 다른 의미를 지닌다. 같은 2득점이지만, 어떤 흐름에서 어떻게 터지느냐가 승패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워니의 2득점은 그래서 더욱 가치가 있었다. 결국 26-20, 1쿼터는 SK가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쿼터 첫 공격. 워니가 수차례 페이크를 쓴 뒤 스펠맨의 수비를 뚫어냈다. 최부경의 미드 점퍼가 터졌다. 반면, KGC는 오세근의 골밑슛이 스틸을 당했고, 변준형이 3점포를 던졌지만, 불발됐다.
김선형의 골밑 돌파에 의한 플로터가 또 다시 림을 통과. 32-20. SK의 12점 차 리드.
KGC의 미세한 약점은 여기에 있다. 모션 오펜스를 축으로 외곽 공격의 비중이 높다. 때문에 흐름을 끊을 수 있는 득점을 해야 하는 승부처에서 공격 확률이 미세하게 떨어진다. 때문에 공수에서 탄탄한 팀을 만나면 그 흐름을 끊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즉, 승부처 대처능력에서 실속이 약간 떨어진다. 좋은 객관적 전력과 수비조직력, 개개인의 능력과 베테랑들의 희생정신으로 이 약점을 메우고 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약점으로 작용될 수 있다. 반면, 지난 시즌 끝까지 살아남았던 SK는 워니와 김선형을 중심으로 승부처에서 중요한 2점을 뽑아내는데 상당한 응집력이 있다. 무리하지 않고 좋은 슈팅 셀렉션을 가져간다. 안영준의 공백과 최준용의 부상으로 전력이 약해진 SK가 2쿼터 중반까지 오히려 KGC를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 단, KGC는 확실히 힘이 있었다. 백업 가드 박지훈이 속공 상황에서 골밑슛을 성공시켰고, 한승희가 블록슛한 뒤 아반도의 속공 득점으로 연결됐다.
시즌 전 KGC의 세컨 유닛은 약하다는 평가가 대세였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데릭 먼로와 박지훈, 베테랑 양희종을 중심으로 상당히 탄탄한 모습이다. 결국 아반도의 자유투 2방까지 더해져, 42-39, 3점 차 KGC의 추격으로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워니가 2쿼터 버저와 동시에 터프 3점포를 터뜨리면서, 끝내 전반전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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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쿼터 KGC는 변준형의 절묘한 패스에 의한, 아반도의 강력한 덩크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SK는 2대2에 의한 최부경의 골밑 돌파로 응수.
변준형이 그대로 딥 3를 작렬시켰다. 그러자, 워니가 특유의 플로터로 2득점. 기세를 뺏기지 않기 위한 양팀의 공방전. 너무나 중요한 시점.
문성곤의 스틸 이후, 스펠맨의 속공 덩크가 터졌다. 아반도의 미드 점퍼, 스펠맨의 스핀무브 이후 터프한 미드 점퍼까지 터졌다. 확실히 슈팅 셀렉션은 모두 불안했지만, KGC는 재능으로 구성된 강력한 힘이 있었다.
50-50 동점. 3쿼터 초반 KGC의 흐름. 변준형의 얼리 오펜스. 골밑으로 치고 들어가던 그는 특유의 헤지테이션 무브에 의한 돌파로 SK 수비를 완전히 찢은 뒤 골밑의 오세근에게 연결. 골밑슛과 반칙까지 얻어냈다. 오세근과 변준형은 하이파이브를 했다. 전반 고전을 극복하고 3쿼터 드디어 기회가 왔다는 의미로 보였다.
이때부터 치열한 접전이었다. 흐름은 KGC로 넘어간 듯 보였지만, SK의 응집력은 돋보였다. 최부경이 사이드 라인 밖으로 흐르는 볼을 슬라이딩, 김선형이 속공으로 연결했다. 그러자, KGC는 아반도가 코너에서 3점포를 성공시켰다. 김선형과 워니의 2대2 공격이 터졌다. 김선형의 패스, 워니의 미드 레인지 플로터가 나왔다. 그러자, KGC는 아반도가 골밑 돌파. 이어 워니의 예상 밖 3점포. 65-61, SK의 4점 차 리드. 3쿼터 1분58초가 남았다.
변준형의 2대2에 의한 돌파가 나왔다. SK가 끝내 리드를 지켰다. 단, KGC는 아직 모든 힘을 쏟지 않은 상황에서 추격전에 성공했다. 65-63, SK의 2점 차 리드로 3쿼터 종료.
4쿼터, KGC가 역전에 성공했다. 문성곤의 날카로운 사이드 돌파, 여기에 바운드 패스를 오세근이 잡은 뒤 골밑슛, 반칙까지 얻었다. 단, 자유투는 불발.
SK는 완벽한 세트 오펜스에 의한 허일영의 코너 3점포가 터졌다. 아반도가 사이드 미드 점퍼를 성공시키자, SK는 김선형과 최부경의 완벽한 2대2 공격으로 쉬운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어 김선형의 속공 전개, 허일영의 미드 점퍼가 림을 통과했다. 72-67, 5점 차 리드.
승부처에서 SK는 왜 자신들이 지난 시즌 서바이벌 게임 최후 승자인 지 보여줬다. 흐름을 잡거나, 내주지 않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야 하는 지를 제대로 알고 있었다. 철저하게 약속된 플레이, 가장 확률높은 공격을 숙련된 솜씨로 만들어냈다. 반면, 강력한 힘을 가진 KGC는 SK와 비교했을 때 공격의 응집력, 슈팅 셀렉션에서 좀 더 불안한 모습. 정상 전력이 아닌 SK가 4쿼터 초반까지 흐름을 주도한 핵심 이유. KGC의 작전타임.
변준형이 터프한 미드 점퍼를 던졌다. 불발. 이때, 강력한 변수가 발생했다. 좋은 역할을 했던 최성원이 공격자 파울, 5반칙 퇴장으로 벤치로 향했다. 오재현이 들어왔다. 단, 최성원은 전술적으로 스트레치가 되는 선수다. 오재현의 최근 3점슛 적중률이 나쁘지 않지만, 스트레치에 의한 골밑 공간 창출에서는 아무래도 아쉬움이 있었다. 게다가 SK는 경기종료 5분 이상 남은 상황에서 일찍 팀파울에 걸렸다.
KGC는 변준형의 3점포가 터졌다. SK는 최부경의 연속 골밑슛이 빗나갔다. KGC 역시 승부처 수비 집중도는 상당히 높았다.
스펠맨이 사이드에서 워니를 앞에 두고 터프한 미드 점퍼를 던졌다. 그대로 림으로 빨려 들어갔다. 역전. 그러자, 이번에는 워니가 미드 점퍼를 성공. 다시 1점 차 재역전.
경기종료 2분47초가 남은 상황. 이제는 원 포제션이 승패를 결정하는 승부처.
김선형이 에이스 본능을 발휘했다. 왼쪽돌파로 KGC 수비를 찢은 뒤 최부경에게 날카로운 패스. 골밑슛이 림을 통과했다. 3점 차 SK의 리드.
반면, KGC는 외곽에서 위브 액션. 단, 오프 더 볼 움직임은 약했다. 결국 확실한 공격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변준형의 시간에 쫓긴 미드 점퍼를 워니가 블록.
이 SK는 김선형의 드라이브 앤 킥이 오재현에게 연결. 순간적 오픈 찬스에서 오재현이 3점포를 터뜨렸다. KGC가 자유투 2방으로 쫓아오자, 이번에는 김선형이 미드 플로터로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그러자 오세근이 응수.
남은 시간은 1분 SK의 81-77, 4점 차 리드. KGC는 공격에서 확실히 이날 슈팅 셀렉션이 좋지 않았다. 확률이 떨어지는 공격이 승부처에서 여러차례 나왔다. 단, 수비는 무너지지 않았다. 강력한 압박으로 SK의 실책을 유도,
공격권을 가져왔다. 허일영이 파울을 범했다. 문성곤의 자유투 2방이 깨끗하게 꽂혔다. 81-79, 2점 차.
SK는 김선형의 스텝 백 3점슛이 불발, 하지만, 최부경이 빡빡한 KGC의 골밑을 뚫고 그대로 팁-인, 림을 통과했다. 이후, KGC는 3점슛을 시도했지만, 최원혁이 결정적 블록슛 이후 속공으로 승패를 결정지었다.
KGC는 확실히 강하다. 골밑의 스펠맨과 오세근, 문성곤의 활동력, 변준형의 외곽이 코어를 이루고 있다. 세컨 유닛도 경기를 치를수록 보강되고 있다. 단, 승부처에서 불안한 모습은 여전히 존재한다.
반면, SK는 최준용이 없었지만, 김선형과 워니를 중심으로 강력한 코어가 뛰어난 공격 응집력을 보이고 있다. 수비에서도 오재현과 최성원 최원혁 등 활동력이 강한 가드들이 있다. 이날, 전체적 활동력과 승부처 김선형을 중심으로 한 SK의 효율적 슈팅 셀렉션이 승패를 갈랐다. 확실히 '디펜딩 챔피언'다웠다. 잠실학생체=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