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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최준용 미스터리, SK의 2연패 도전 향방은?
사실 SK의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행보는 험난할 것으로 보였다. 마지막까지 정규리그 2위 경쟁을 펼쳤지만 결국 3위로 마감해 6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했다. 6강을 치르고 온 팀은 4강, 챔피언결정전에서 체력 열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지난 시즌 MVP 최준용이 이탈했다. 지난 2월 다친 왼발 뒤꿈치 부상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최준용 없이 플레이오프를 치른다는 것, 장기에서 '차'를 빼고 경기하는 것과 같았다.
여기에 최준용의 빈자리를 베테랑 허일영, 최부경 등이 완벽하게 메워줬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이 오히려 똘똘 뭉치는 효과가 생겼다. 똑같은 프로 선수들인데 "누구 없다고 지느냐"는 얘기를 듣고 싶은 선수는 없다. 최준용은 공을 오래 소유하는 편인데, 그가 없으니 오히려 SK의 조직적인 농구는 더욱 탄탄해진 느낌을 줬다. 시즌 초반 최준용의 공백이 있을 때 바닥을 쳤던 경험이, 전화위복으로 이번 플레이오프에 큰 도움이 되는 모양새다.
주목을 받는 건 전 감독이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짓고 일찌감치 최준용의 시즌아웃을 선언한 것. SK가 2월부터 최준용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 건 플레이오프를 위해서였다. 정말 뛸 수 없는 골절 등의 부상이 아니라면, 최대한 회복을 시켜 짧게라도 투입을 시키는 게 일반적인 선택이다. 그래도 챔피언결정전에는 뛸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전 감독은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최준용 본인도 FA를 앞두고 있는 시즌이기에 출전 욕심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중요한 경기 결장이 계속되는 건 쉽게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전 감독도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정말 중요한 자원인 건 맞지만, 경기 체력 등이 안올라온 상황에서 무리하게 투입을 시켰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준용 없이 짜여진 조직력을 흐트러뜨리는 부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최준용 없이 우승을 한다면, 선수들과 전 감독 모두 자신들의 주가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