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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남자프로농구 KCC와 전주시의 갈등은 봉합될까.
KCC 내부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난 16일 "KCC와 전주시는 홈 구장 신축 이전 문제를 놓고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전주시는 약속했던 홈 구장 신축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벌써 8년 째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 전주실내체육관 부지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전북대 측은 전주시를 통해 2025년까지 체육관을 비워달라는 입장을 KCC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KCC는 이미 지난 2015~2016시즌이 끝난 뒤 수원 연고지 이전을 추진했다. 성사 직전 단계에서 당시 김승수 전 전주시장이 구단 수뇌부를 찾아와 체육관 신축 등을 약속했다. 2016년 4월 김 전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공식 약속을 하기도 했다. 결국 KCC는 잔류를 선택했다.
단, 이 약속은 계속 미뤄졌다. 전주시는 2019년 3월 전주월드컵경기장 옆 부지에 총 사업비 522억원을 투입, 지하 1층, 지상 3층, 6000석 규모의 신축구장을 건립하기로 계획했다. 2023년 완공이 목표였고, 지난해 3월 기공식을 가졌다. 이후 별다른 진척 상황은 없었다. 게다가 전주실내체육관을 2025년까지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다.
육상장은 1만82석, 실내연습장까지 갖출 예정인 야구장은 8179석 규모다. 신임 시장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농구장은 밀린 모양새다. 최근 KCC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전주실내체육관 부지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전북대는 지난해 7월 정부가 진행하는 '2022 캠퍼스 혁신파크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2030년까지 총 사업비 1110억원을 투입해 실내체육관 일대의 유휴부지를 미래형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이 관계자는 "전주실내체육관 철거가 필요한 혁신파크는 전북대와 전주시가 국비를 받아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전북대와 협의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전주시는 KCC 측에 군산으로 임시 연고지를 이전한 뒤 신축 구장이 완공되면 옮겨오는 방안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KCC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요구였다. 본지의 16일 [KCC와 전주시 '홈구장 신축' 파행. KCC 홈 연고지 이전 적극 검토] 기사가 보도된 뒤, 전주시는 입장을 밝혔다.
전주시 핵심 관계자는 17일 전화통화에서 "전주월드컵경기장 옆 부지에 실내체육관 부지가 마련된 상태이고, 설계가 끝나고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완공은 2026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토지매입, 예산 확보, 설계 문에 많이 늦어진 게 사실이다. KCC도 여러차례 신축구장을 빨리 해 줄 수 있겠냐고 했었다"며 "시장님이 스포츠타운 발표 시, 실내체육관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미 확보됐기 때문이다. 야구장, 육상장이 우선 눈에 띄기 때문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으신 것"이라고 했다. 또 "홍보부족, 소통부족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다. 조만간 KCC와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KCC는 공식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KCC 내부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KCC는 전주시와 신뢰관계가 많이 무너진 상태다. 신축구장의 경우, 수 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범기 신임시장이 당선되면서, 더욱 관계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신축구장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었고, 전주실내체육관을 2025년까지 비워달라는 얘기에 대한 협의도 없었다. 이 과정에서 연고지 이전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KCC는 2001년 대전에서 전주로 연고지를 옮겼다. 당대 최고 인기스타 이상민을 중심으로 전주는 '프로농구의 메카'가 됐다. 현 시점에도 허웅 최준용 송교창 등 인기스타를 중심으로 전주는 '농구도시'의 이미지가 강하다.
단, 이번 사태로 KCC와 전주시의 갈등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