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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최종전까지 가는 천신만고 끝에 4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지난해까지 7번의 시즌에서 무려 6번이나 1~2위를 양분했던 '양대 산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MVP이자 8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친 김단비를 앞세워 모든 이의 예상을 깨고 정규리그 1위를 거머쥐었고, KB도 강이슬 허예은이 중심이 돼 끝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친 끝에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내며 '박지수 원맨팀'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었다.
여기에 우리은행은 이민지와 나츠키, KB는 송윤하와 나가타 모에 등 1년차 신예와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주전으로 녹아들어 '대체불가' 수준의 활약을 펼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정규리그 맞대결에선 우리은행이 5승1패로 절대적인 우위였지만, 6경기에서 최대 점수차가 6점에 불과할 정도의 초접전 양상으로 전개됐고 이는 PO 4차전까지 박진감 넘치는 명승부를 펼치며 '장군멍군'의 공방을 펼친 이유가 됐다.
우리은행은 1쿼터에서 김단비가 6득점을 책임졌지만, KB는 강이슬 송윤하의 3점포 3개를 묶어 13-9로 앞서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의 반전은 2쿼터에 시작됐다. 4차전 4쿼터에서 김예진과 함께 무려 5개의 3점포를 책임지며 역전을 이끌기도 했던 심성영이 2개의 벼락같은 3점포를 성공시키며 다시 팀의 리드를 찾아왔다. 슛이 짧아지거나, 아웃넘버 상황에서도 속공을 성공시키지 못하고 리바운드 과정에서 밀려 넘어지는 등 김단비가 고전을 면치 못하자 이번에는 박혜미가 골밑슛에 이은 자유투 성공까지 3점 플레이에 3점포까지 내리 6득점을 책임졌다.
3쿼터에 시작 후 이번에는 나츠키가 3점포 2개로 공격을 이끌자, 숨을 골랐던 김단비가 3점포에 이은 미들슛을 성공시키며 47-37로 조금 더 달아났다. 이어 50-43으로 앞선 경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박혜미의 3점포가 또 다시 작렬, 사실상 승부가 결정되는 순간이 됐다. 투지를 끝까지 불태운 김단비가 15득점-12리바운드로 또 더블더블을 기록한 가운데, 박혜미(14점) 심성영(13점) 등 고참 3인방이 팀을 챔프전으로 이끌었다.
아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