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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은 언론탓?'KCC의 가스공사 형사고발 그 배경은? ...양측 공문 단독입수 내용을 살펴보니,'불난데 기름부은격'

'명예훼손은 언론탓?'KCC의 가스공사 형사고발 그 배경은? ...양측 공문 단독입수 내용을 살펴보니,'불난데 기름부은격'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남자프로농구 부산 KCC가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형사고발 사태는 국내 프로농구 사상 초유의 법적 분쟁이다.

이번 사태는 KCC가 24일 "가스공사 구단 관계자 2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고발했다"라고 밝히면서 전면전화 됐다. 사태의 발단은 '라건아 세금 분쟁'이다. 가스공사가 지난해 라건아를 영입하면서 KCC 소속 시절 종합소득세를 라건아가 해결토록 한 것이 한국농구연맹(KBL) 이사회 의결 위반이었다. 이로 인해 KBL로부터 국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박탈 등의 징계를 받자 가스공사는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후 가스공사가 법원 심문 과정에서 'KCC가 KBL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해 라건아의 소득세를 합리적 이유 없이 전가했다'는 주장을 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고, KCC는 "허위사실, 명예훼손"이라고 발끈하며 즉각적인 해명·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두 구단은 내용증명을 통해 공문을 주고 받았지만, KCC 측은 "인내심의 한계에 달했다"며 고발 대응에 나섰다.

대구 한국가스공 측이 6월 12일 부산 KCC에 보낸 내용증명.
대구 한국가스공 측이 6월 12일 부산 KCC에 보낸 내용증명.
가스공사 측의 공문에 대해 부산 KCC가 회신한 답변서.
가스공사 측의 공문에 대해 부산 KCC가 회신한 답변서.

KCC는 고발 사실을 밝히면서 '묵살', '2차 가해' 등 표현을 동원하며 극도의 분노감을 표출했다. 이번 고발 사태가 극단으로 치닫게 된 배경이 밝혀졌다.

29일 스포츠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KCC는 그동안 가스공사 측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모멸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KCC는 지난 12일 가스공사로부터 '진행 중인 효력정지가처분 신청 관련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의 공문을 받았다.

스포츠조선이 입수한 해당 공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가스공사는 '본 가처분신청 진행 과정에서 논의되었던 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서두에 언급한 뒤 가처분 신청에 대한 입장 등을 설명하는 형식적인 내용의 4개 문단을 나열했다.

보통 구단 간 공문을 주고 받을 때 발신자로 구단 대표자인 '단장'을 적시하는 게 관례이자 기본 예의이지만 가스공사가 '부장(부단장), 차장(사무국장)'을 발신자로 한 것도 KCC의 불쾌감을 부추겼다.

'명예훼손은 언론탓?'KCC의 가스공사 형사고발 그 배경은? ...양측 공문 단독입수 내용을 살펴보니,'불난데 기름부은격'

공문 제목부터 '해명·사과'를 요구했던 KCC의 요청과는 동떨어져 있었고, '사과'와는 의미가 전혀 다른 '유감'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더구나 '진행 과정에서 논의되었던 내용'이라며 허위사실 주장을 인정하는 뉘앙스를 풍기면서도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오히려 '언론 탓'으로 돌렸다.

이에 KCC는 17일 회신 공문을 보내 '구체적인 해명과 분명한 사과 없이 두루뭉술한 언급으로 사안을 피해 가려는 처사는 우리 구단에 대한 2차 가해이자, 명예훼손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며 해명·사과를 재차 촉구했다. 하지만 더 이상 소통은 없었다. KCC는 1주일을 기다렸지만 가스공사 측으로부터 아무런 반응이 없자 결국 고발장을 접수했다.

KCC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시초를 언론으로 돌리는 태도나, 그동안 소통 과정을 보면 상대를 조롱하는 느낌까지 준다"면서 "가스공사가 당초 공문에서 밝힌 대로 '구단 간 갈등이 더 확대되는 걸 바라지 않는다'면 성의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 가만히 있는 KCC 구단을 허위사실로 끌어들여 놓고 묵살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KCC 구단의 명예와 리그의 질서 안정을 위해서라도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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