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한국 남자농구가 일본 상대 복수전에 성공하며 천신만고 끝에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은 6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벌어진 '2027 국제농구연맹(FIBA) 카타르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B조 6차전 일본과의 경기서 혈투 끝에 81대79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3승3패로 1라운드를 마치며 조 2위로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마줄스 감독은 한국 지휘봉을 잡은 이후 3연패 끝에 데뷔 첫승을 챙겼다.
숙명의 한-일전. 2라운드 진출 여부를 떠나 스포츠 한-일전이라는 고유의 특성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했다. 특히 지난 3월 1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삼일절' 원정경기서 72대78로 패한 적이 있던 터라 '복수전'을 바란 농구팬의 기대는 더욱 컸다. 결과는 극적인 막판 반전이었다. 경기 시작 전부터 한국은 벼랑 끝에 몰렸다.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중국-대만전(오후 3시)에서 중국이 92대74로 대승하며 3승3패로 2라운드에 진출했다. 일본은 5차전까지 4승1패로 이미 B조 1위를 확정한 상태였다. 대만이 2승4패가 됐는데, 한국이 일본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최악의 '경우의 수'를 맞았다.
한국이 만약 일본에 패할 경우, 2승4패로 대만과 동률이지만 FIBA의 순위 결정 방식(동률팀의 상대 전적 우위 순)에 따라 조 꼴찌로 탈락하는 위기다. 한국은 중국에 2승을 거뒀고, 대만에 2패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에선 16개 팀이 4개 조로 조별리그를 치러 각 조 1∼3위에 오른 총 12개 팀이 2라운드에 진출한다.
최악의 위기에서 일본에 보기좋게 복수하며 얻어낸 짜릿한 승리였다. 마줄스 감독은 이날 출전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 에이스 이정현이 앞서 열린 대만전에서 발목을 다쳐 결장하게 되자 이정현 박지훈 이두원을 제외하고 이원석 문유현 강성욱을 넣으며 빅맨과 가드진을 대폭 정리했다.
이정현이 제외되면서 올해 선수 등록에서 '연봉킹'을 기록한 '8억원의 사나이' 변준형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일본은 가드진이 막강하다는 장점을 자랑하는 팀이었다. 하지만 승부는 최준용 장재석 등 장신 선수들의 숨은 공로에서 갈렸다.
한국과 일본은 초반부터 팽팽하게 맞붙었다. 일본이 잠깐 리드를 잡으려면 한국이 꾸준히 추격했다. 1쿼터 25-25로 난타전 시소게임을 펼친 한국과 일본은 2쿼터에서 치열한 수비전을 주고 받으며 저득점 공세를 펼쳤고, 35-37 한국의 박빙 열세로 전반을 마쳤다.
3쿼터 들어 두 팀의 공방전이 본격 달아올랐다. 쿼터 종료 4분11초 전, 일본 사이토 다쿠미에게 3점포를 허용하며 43-54, 이날 최다 점수 차로 벌어졌다. 하지만 이후 한국은 상대를 무득점으로 꽁꽁 묶는 수비력을 바탕으로 스피드를 살려내며 매섭게 추격했다. 쿼터 종료 직전 에디 다니엘의 가로채기 속공과 최준용의 페이크 앤 점프슛이 터지면서 55-54, 짜릿한 재역전 성공으로 3쿼터를 마치는데 성공했다.
3쿼터의 기세를 살린 한국은 4쿼터 들어서도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 경기 초반 토종 빅맨의 역할을 톡톡히 해줬던 장재석이 '최고참 투혼'을 펼치며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쿼터 초반 강성욱의 3점슛으로 65-60, 본격 포문을 열었다. 이후 끈끈한 수비로 일본의 공격을 연이어 무력화시킨 한국은 치열한 리바운드 집중력 속에 장재석의 훅슛을 성공했고, 이어 최준용의 탭슛으로 종료 5분40초 전, 69-60까지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한-일 선수들은 거친 매치업을 하다가 일촉즉발의 대거리를 하는 등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후 치열한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이어졌다.
팽팽한 흐름에 한국의 승기를 가져온 것은 종료 1분47초 전, 슛 동작 파울에 따른 자유투를 얻은 최준용이었다. 최준용은 자유투 2개 성공으로 77-70을 인도했고, 이어진 상대의 공격에서도 귀중한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뿐만 아니라 종료 1분9초 전, 최준용은 슛동작 파울을 또 유도했고, 자유투 2개 중 1개를 성공하며 78-70으로 점수 차를 더 벌렸다.
하지만 너무 일찍 승리 예감을 했을까. 막판 집중력이 흔들리며 큰 위기를 초래하기도 했다. 손쉬운 득점을 연이어 실패하는 대신 맹추격을 허용하며 종료 21.1초 전, 78-80까지 몰렸다. 작전타임 후 재개된 공격 시도 중 10.7초를 남겨놓고 턴오버 터치아웃까지 허용할 뻔 했지만 오랜 시간 비디오판독 끝에 이우석과 경합하던 사사키의 마지막 터치로 판명됐다.
천신만고 끝에 공격권을 사수한 한국은 종료 7.7초 전, 팀파울에 따른 자유투를 얻었지만 이우석이 2개 모두 실패하면서 다시 대혼전에 빠졌다. 리바운드 경쟁 과정에서 장재석의 파울로 상대에 자유투를 허용한 것. 하지만 일본 귀화선수 조쉬 호킨슨이 자유투 2구째를 실패한 덕에 간신히 가슴을 쓸어내렸다.
막판 2.9초를 남겨놓고 시작된 일본의 공격이 3점슛 실패로 끝나는 과정에서 계기판 시계가 멈추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수동 스톱워치 확인 끝에 한국의 승리 종료로 결정났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