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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도 악역 나름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쁜 짓만 골라하는 악역은 시청자들에게 지우고 싶은 인물로 남는다. 반면 설득력 있는 악역, 그럴듯한 변명이 용인되는 악역은 시청자들에게 측은하게 느껴지며, 가슴 한 켠에 여운을 남긴다.
연화로 살아왔던 윤아정은 여전히 연화였다. "마지막 장면을 찍을 때 오히려 즐겁게 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목이 매달려 있는 내 모습을 보면 어떨까. 두렵기도 했어요. 어쩌면 연화는 연병수(정웅인)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고 싶었을텐데요. 그런 작은 소망이 있었던 여자였을 뿐인데요."
여전히 아쉬움이 크다. "갑자기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돼 아쉽긴 아쉬웠죠. 후련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래도 하차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다독이는 데 시간이 걸렸죠.하하."
"주변에서 '기황후'가 인기가 많아서 그런지 많이들 물어보세요. 앞으로 전개도 물어보는 경우도 많고요. 식당에 있으면 먼저 알아보실 때도 있고요. 제 역할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얄밉고 못됐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안쓰럽고, 마음에 계속 남을 것 같다'는 말도 많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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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악역이라고 다들 말하지만, 저는 제가 연기할 때 '이 인물이 악역이다'라고 생각하고 하지 않아요.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는 것에 따라서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잖아요. 오히려 전 제가 맡은 캐릭터에 대해 악역이란 생각보다 사랑에 대한 결핍이 큰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백년의 유산'때도 그랬고, '노란 복수초' 때도 사랑에 대한 결핍이 있는 인물들이었죠."
배역이란 배우의 이해가 첫번째다. 배우도 이해하지 못하는 배역은 결국 갈 곳 없는 길을 방황하다, 좌초하고 말아버린다. 윤아정은 이를 잘 이해했다.
"착한 역할도 맡고 싶죠. 근데 착한 역할 중에도 이해할 수 없는 착한 역할이 있잖아요. '뭘 이렇게까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퍼주는 역할들이요. 차라리 좀 밝고, 경쾌하고, 즐길 수 있는 '보통'사람. 그게 누군가에게는 이기적으로 보여질 수도 있고, 누구에게는 솔직하다고 보여질 수도 있는 그런 역할을 맡아보고 싶어요."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