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c |
|
KBS1 대하사극 '징비록'은 '정도전'과 어떻게 다를까.
'징비록'이 1/5 지점을 돌았다. '징비록'은 류성룡이 집필한 '징비록'을 바탕으로 임진왜란 발생 전부터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까지 조선 조정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KBS1 정통 대하사극의 부활 신호탄을 쏜 '정도전'의 후속작인데다 김상중 김태우 임동진 이재용 김혜은 등 연기파 배우들도 대거 출동, 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막상 베일을 벗은 뒤엔 반응이 기대치에 못 미친다. 시청률 면에서는 꾸준히 10% 안팎의 기록을 내며 선전하고 있지만, 아직도 시청자들은 '정도전'을 잊지 못하는 분위기다. 배우들의 연기, 디테일한 묘사는 호평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개 속도가 너무 느리다', '주막신 같이 관련 없는 장면은 왜 나오냐'는 등 불만도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 '징비록'과 '정도전'을 비교하는 글도 등장하고 있다.
예상 밖의 반응이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믿고 기다려 보자'다.
우선 아직 50부작 중 10부작 밖에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예단하기가 이르다. '정도전' 역시 초반에는 정도전 캐릭터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회가 거듭될수록 이인임(박영규)과의 갈등, 이성계(유동근)의 각성, 정도전(조재현)의 변화 등 굵직한 사건들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면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김상중 역시 10일 오후 1시 경기 수원시 팔달구 KBS 수원아트홀에서 열린 '징비록' 현장공개에서 "형만한 아우가 없다고 한다. 한동안 KBS 대하사극이 휴식기를 갖고 있다가 부활을 했고, 부활 신호탄이 강하다 보니 다음 작품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 건 알고 있다. '정도전'은 '정도전'이고 우리는 분명 그때와 다른 시대와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다. 우리는 익숙했던 게 있다 보니까 조금만 늦게 가면 굉장히 늦게 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드라마의 장점은 은은하고 진중하게 가면서 힘을 쓸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며 "이제 10부가 공개됐다. 앞으로 40부의 얘기가 남았다. 그 얘기는 격동치고 물보라 치고 한다. 그건 계속 봐야 한다. '정도전'도 처음부터 그렇게 강한 드라마는 아니었다. 10부 나오고 나서 지금과 같은 평가를 받진 않았다. 우리 드라마도 그럴 거라 생각한다. 전쟁이 나면서 또 얘기가 나오니까 지금은 좀 느게 가지만 결국 보다 보면 그렇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아직 공개하지 않은 카드도 많다. 가장 큰 테마는 전쟁이다. '정도전'의 위화도 회군, 고려 충신 숙청 등 시청자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던 사건들이 '징비록'에서도 시작된다. 김상휘PD는 "일본 분량이 늘어난 건 멋있는 사람을 이겨야 더 멋있고 좋아보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은 옷도 화려하고 사람들 수준도 높았다. 그런데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런 걸 좀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삼국전쟁을 얘기하려면 연기자나 세트 비중이 비슷해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단순한 전쟁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왜 전쟁이 일어났는지, 그전까지의 상황은 어땠는지 보여주려 했다. 일단 전쟁이 나면 선조와 류성룡의 갈등, 당시 조정 이야기 등 드라마적으로 다시 돌이켜 풀어낼 수 없는 부분들이 생긴다. 조금 쳐지고 반복되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전쟁나기 전 할 얘기는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12회 말부터 아마 일본군이 들어오는 걸로 정리가 될 것 같다. 전쟁이 난 뒤에는 얘기가 많이 달라질 거다.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인의 심장을 울리는 영웅, 이순신도 등장한다. 한국의 전쟁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이순신 카드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제작진 역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상휘PD는 "이순신 역에 대해 여러가지 설도 있고 가상캐스팅도 된 걸로 알고 있다. 박해준은 '화이'를 보고 다른 역으로 써보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이미 '미생'에 캐스팅이 됐었다. 이순신은 나오긴 할 거다. 그런데 조건이 까다롭다. 나이도 49세 정도 되셨을 거고 이순신을 팔로우 하는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에 연기력도 검증돼야 한다. 내가 실제로 리스트업 하고 있고 윗분들과 상의도 하고 있다. 언제 어떻게 등장할지가 중요하기도 하고, 일단 류성룡과의 관계와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초반엔 풀어갈 거다. 나중에 삭탈관직 당하고 그런 부분에서는 비중이 커질 거다. 아직 연기자를 결정하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징비록'은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