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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록의 자존심인 YB가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YB의 시작은 지난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댄스 가수들의 무대에 환호하던 10대 팬들이 가득한 생방송 음악프로그램 현장에서 기타를 둘러메고 등장해 노래 하던 중 자신의 무대에 집중하지 않던 관객들을 향해 "박수 좀 쳐 주세요!"라고 멋쩍게 소리치던 청년이 있었으니 바로 윤도현이었다. 그는 이내 무대 위에서 하나가 될 친구들을 만났고 그렇게 함께한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어느새 '스무살' 지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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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악사에 있어 이처럼 범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록밴드는 YB가 유일무이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YB는 80년대의 블루스, 포크는 물론 90년대 모던 록의 자양분까지 흡수한 음악성으로 그룹의 정체성을 찾아왔고 2000년대에는 장르를 뛰어 넘는 지속적인 음악적 도전과 실험을 선보이며 가장 한국적인 록을 구사하는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실 올해는 솔로가수로 데뷔한 윤도현의 20주년이다. 데뷔 공연에서 밴드 멤버들을 만나 팀을 결성했지만 이후 발매한 앨범부터 '윤도현밴드'라는 이름을 붙였기에 윤도현과 YB의 시작은 구분이 되어 왔다. 하지만 지난 시간을 되짚어 보았을 때 밴드를 차치하고는 도저히 윤도현이 존재할 수 없음을 알았고, 고민 끝에 윤도현과 YB의 시작을 동일시 하기로 했다. 그렇기에 2015년은 윤도현이자 YB의 20주년인 또 하나의 특별한 의미를 가진 해이다.
록을 하려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에 대해 윤도현은 "록 음악은 대한민국에서 주류 음악과 멀어진 상태라고 생각한다. 밴드 음악을 꿈꾸는 후배들이 '해도 될까?'라고 고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끝까지 열심히 해서 버틸 것이니 하고 싶다면 과감하게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YB가 비주류 음악을 하면서도 주류 밴드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계기에 대해서는 "월드컵과 '나는 가수다'가 우릴 살린게 맞다. 하지만 그것만 있었다면 안되었을 것이다. 그 이전과 이후에 클럽공연이라든지 대학무대 등 대중 앞에서 끊임없이 공연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방송에 한 번 나오고 사라졌을 것이다. 오랫동안 공연을 많이 했던 것이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YB가 걸어온 20년간의 음악 여정을 뒤돌아보는 한편 새로운 도약을 위한 뜻 깊은 자리가 될 전망이다. 특히 YB의 노래로 인생의 히로애락을 함께 했던 팬들과 관객들에게 추억과 희망을 전하는 아름다운 무대로 꾸며질 예정이다.
윤도현은 "20주년 공연이다보니 멤버 5명에 맞춰 공연을 다섯 파트로 나눴다. 우리의 20년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것이다"며 "특별히 준비 중인 것으로는 멤버 각자가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이 영상은 공연의 섹션과 섹션 사이에 플레이 될 것이다. 직접 촬영하고 내레이션을 쓰는 만큼 조금더 진솔하고 진정성 있는 영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YB는 지난 5일 20주년을 기념해 싱글 '스무살'을 공개했다. YB의 록과 신예 EDM DJ 겸 프로듀서 알티의 일렉트로닉이 만난 이 곡은 앤썸 스타일의 스케일이 큰 곡으로 YB의 팬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한번 들으면 같이 따라 부를 수 있는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특히 SBS '힐링캠프' 방송 현장에서 녹음된 500인의 청중 MC들의 합창이 후렴구의 코러스로 담겨 지난 20년간 YB의 음악과 함께 해준 대중들과 함께한 더욱 의미 있는 곡으로 완성되었다.
한편 YB는 서울 공연 이후 내년 1월까지 창원, 군산, 성남, 김해, 대구, 연천, 원주, 부산, 포함, 울산, 의정부, 이천 등 12개 도시 전국 투어 일정을 이어간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