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공연 앞둔 박경림, "지치고 힘든 여자들을 위해!"(인터뷰)

기사입력 2015-11-14 09:05


사진제공=코엔스타즈



데뷔 18년 차 베테랑 방송인 박경림. 그녀는 그간 많은 창구를 통해 대중과 끊임없이 소통해왔다. 시트콤부터 드라마, 라디오를 넘어 최근엔 제작발표회의 진행자로 맹렬히 활약중이다. 웃음을 기반으로 대중에 많은 위로가 되었던 그녀는 이제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간다. 지금 서른 일곱 그녀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끊임없이 찾아온 결과, 대중에 진실로 다가가 서로가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을 기획했다. 함께 모여 수다를 떨고 놀면서 또 울분을 토하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그런 공간을 꾸렸다.

박경림의 토크콘서트 '여자의 사생활'은 지난 해를 시작으로 올해 시즌2 '여자의 사생활-잘나가는 여자들'(이하 여자의 사생활)의 공연까지 흥행에 성공하면서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줌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철저히 관객들의 이야기와 사연을 반영해 다시 한 번 여성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공감과 위로의 따뜻한 메시지는 물론 상황극부터 댄스, 노래 등 다양한 볼거리와 초특급 게스트들로 풍성하다. 토크콘서트 서울 공연을 마치고 올해 11월에는 처음으로 부산에서도 공연을 진행하게 됐다. 부산 진출 박경림의 토크 콘서트 '여자의 사생활'은 14일 오후 2시와 7시 센텀시티 소향씨어터 롯데카드홀에서 진행된다. 부산 공연을 앞둔 아내이자 딸, 그리고 워킹맘 박경림을 13일 오후 만났다.

-서울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어쩌면 올해 마무리가 될 부산 공연이다.

서울 공연이 끝난 후 바로 이어졌다면 연장이 되었을텐데 다시 한 달 만에 하다 보니 부산 만을 위해 다시 시작하는 것 같아 더욱 긴장된다. 부산은 분위기 자체가 파이팅이 넘치고 공연 문화가 발전된 곳이다. 다른 가수들도 서울 공연 다음에 부산 혹은 부산 먼저 하고 서울을 하지 않나.. 끝과 끝 같은 느낌이다.

-부산에서는 첫 공연이다.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

인사는 꼭 부산말로 하고 싶어 주위 부산 분들에게 사투리를 배웠다. 게스트들도 부산과 친숙한 분들을 모시기 위해서 노력했다. 2015년의 마지막 공연이기도 해 종합 선물세트처럼 선물을 최대한 쏟아붓고 가기로 했다(하하)

-여자들을 위한 토크 콘서트, 하고자 마음먹은 계기는?

결혼, 출산 등 신상의 변화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와 내 또래 여자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레 많이 듣게 되었다. 세상 일이 다 그렇겠지만 전혀 준비되지 못한 상황에서의 힘든 점들, 신체나 정식적으로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것들에 대한 어려움을 어디가서 풀 데가 없다. 서로 만나 얘기를 해도 자세하게 속에 있는 얘기를 못하게 된다. 가끔은 창피하고 또 부끄럽고, 친정에는 또 걱정을 끼칠까봐서. 그래서 스스로 정리하다 보면 마음의 독이 쌓인다. 결국 우울증이 되어버린다. 이건 나도 경험했고 주위의 여자들도 경험한 것이다. 그래서 내가 모르는 누군가과 함께 앉아서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풀어보는 공연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이문세씨에게 아이디어를 얘기했더니 '이 좋은걸 왜 안하니?'하길래 당장 시작했다.

-박경림의 토크콘서트는 문화예술 공연계에 차별성이 두드러지는 브랜드다. 진행하면서 힘든 점과 좋은 점은?

정말 토크콘서트야 말로 무궁무진하다. 관객의 이야기가 주기 때문에 관객이 바뀌면 또 새로운 판이 짜지는 것 처럼 매일 새로워진다. 하지만 그들이 이 공연 위에서 이야기하고 춤을 추고 맘껏 놀 수 있는 자연스러운 포맷을 짜는 건 오래 걸린다. 잘 짜두면 관객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맘껏 펼치고 또 춤출 수 있다. 어렵고도 가장 새로울 수 있는 장르다 .

-어떤 점, 어떨 때 가장 뿌듯함을 느끼시는지?

일단 제 공연은 보통 보기 전엔 뭘 하는지 몰라 기대치가 많이 없다(웃음). 그런데 보고 나서 정말 좋아하신다. 이런거구나. 이렇게 다양한 걸 하는구나 하시면서. 지금은 자기감성에 충실하지 못한 시대다. 블로그나 공연 페이지를 쓴 리뷰에서 관객들이 정말 행복했다고 할 때, 원없이 울고 웃어본게 얼마만인가 이런 말들이 좋다. 공연을 하는 이유 중 하나도 이 공연에서만큼은 마음껏 울고 웃고 내가 나를 찾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관객들이 얼마나 잘 웃는 여자들인지 서로가 알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



-훈훈한 남자 게스트가 이 쇼의 백미인데?

제 공연은 말 그대로 여자들을 위한 토크콘서트다. 그래서 여자들이 만나고 싶은 사람, 지치고 힘든 여자들을 단번에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남자 게스트들이다. 굳이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지어지고 등장만으로도 행복을 전할 수 있다. 특히 가수 게스트분들의 경우엔 노래만 들어도 이 추억이 더해지고. 현재 슬픔을 잊게 해주기도 한다. 그건 내가 못하는 역할이라서 그들이 도와주는 거다. 보통 게스트 한명이 나오는데 있어 많은 공을 들이고 준비를 한다. 그렇게 모시고 또 취지를 설명하면 다들 흔쾌히 오신다. 또 다음에도 불러달라고. 다들 정말 고맙다.

-어쩌면 여성들에게는 방송보다 더욱 큰 파급력이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직접 만나는 거라 가능하다. 같은 공간에서 눈이 마주쳤다는건 그 사람과 나의 마음에 새길 수 있는 만남이다.

-워킹맘 박경림이 영향을 끼쳤나?

사실 서른 일곱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한 것이다. 간혹 남녀 모두를 위한 공연을 하지 않냐는 의견이 있지만 아직 모두를 감싸안기에는 제가 부족하다. 경험하지 못한 건 잘 모르기 때문에. 적어도 지금의 나이와 경험에 맞게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계속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 후회하거나 잘못된 부분이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걸 하고 싶다.

-아내이자 엄마, 딸인 이 시대의 워킹맘들에게 응원의 말 부탁드린다.

지금 너무 잘하고 있다. 워킹맘은 물론이고 집에서 살림하는 엄마들 모두가 대단하다. 그들은 집안을 경영하는 사람이다. 결국 대한민국의 구성원들 몇몇을 잘 키워내는건 결국 엄마다. 구성원들이 모여서 대한민국이 되는거다. 본인의 일을 하면서도 가정을 경영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모두가 너무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우리는 혼자가 아닐 것이다.


전혜진기자 gina1004@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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