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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배우 강하늘에게 영화 '동주'는 상당한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카메라 앞에서 시인 윤동주를 연기하는 동안, 카메라 밖에서는 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됐다. 강하늘은 "굉장히 많은 고민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동주' 언론시사회에서 강하늘은 "윤동주의 삶을 영화화한 건 '동주'가 처음이라고 들었다"며 "그런 작품에서 감히 윤동주 시인을 연기하는 것 자체가 중압감, 압박감, 긴장감의 연속이었다"고 무거운 마음을 털어놓았다.
평소에도 윤동주의 시를 좋아했던 강하늘은 이번 영화를 준비하면서 윤동주 시인에 더 가까워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시집을 다시 읽은 것은 물론이고 관련 다큐와 책도 섭렵했다. 그는 "당시 시대를 잘 알지 못했고 감히 이해할 수도 없었다"며 "최대한 많은 상상을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다했다. 그러면 뭔가 느낌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노력도 부족했던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윤동주 시인이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을 마감한 마지막 장면 촬영을 마친 뒤, 강하늘은 졸업생이 학사모를 던지듯 하늘로 시나리오를 던졌다. 19회차의 촬영 동안 누적된 모든 감정을 다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강하늘은 "그 장면이 꿈처럼 느껴진다. 촬영 끝나고 박정민과 껴안고 많이 울었다. 감독님도 고생했다면서 눈물을 보이셨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앞서 강하늘이 영화 '쎄시봉'에서 맡았던 역할은 가수 윤형주. 시인 윤동주의 6촌 동생이다. 강하늘은 '동주'에 캐스팅된 뒤 윤형주에게 전화를 걸어 소식을 전했다. 윤형주는 "너 윤씨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 우리 집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다"면서 격려해줬다는 후문이다.
한편, 영화 '동주'는 시인 윤동주와 그의 벗이자 라이벌이었던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청춘을 그린 작품으로, 박정민이 송몽규 역을 맡아 강하늘과 호흡을 맞췄다. '사도' 이준익 감독의 11번째 연출작. 2월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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