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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스크린에서 빛나던 라미란의 존재감은 안방극장에서도 반짝반짝 빛났다.
묵직한 카리스마만큼이나 깊은 울림까지 전했다. 몸이 아픈 아들을 낳고 가난하던 시절 아이들을 잘 해먹이지 못했다는 엄마로서의 미안함, 못 배워 무식한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 갱년기를 겪는 중년 여성의 허탈함 등을 먹먹하게 표현하며 시청자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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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작 배우로 유명하다. 많은 작품을 하는데 에너지가 소진되지 않나.
일을 열심히 하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그 전에 계속 쉬면서 다음 작품이 언제 들어갈까 고민하던 시기에 비교하면 지금은 정말 행복한 거다. 일하는 기간보다 쉬는 기간이 많았기 때문에 지금은 더 일해도 그때의 갈증이 채워지지 않을 정도다. 하는 작품이 잘 되고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니 보시는 분들이 질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난 앞으로도 이렇게 연기할 것 같다. 연기를 하지 않으면 배우가 아니지 않냐. 연기를 해야 내가 배우로서 살아갈 수 있는 거니까. 내 에너지가 소진될까봐 일을 쉬고 싶어하는 건 너무 건방진 생각같다. 에너지가 더 바닥을 들어낼 때까지 열심히 할 거다.
-'아들이 라면을 끓일 때가 되면 연극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말을 했었는데, 연극 무대에 오를 생각은 없나.
아이가 이제 라면을 끓일 줄 안다. 거기에 참기름을 첨가하는 수준까지 됐다. 사실 2~3년 전부터 공연 관련 연락을 많이 받고 있는데, 사실 지금은 공연에 시간을 투자하기 쉽지 않다. 연극은 많은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연습해야되는데, 현재 내 스케줄을 병행하면서 잠깐씩 가서 연습하다 말고 한다면 무대에 오를 수 없을 것 같다. 연극에 오롯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을 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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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물어보시는 데 '라디오스타'나 '진짜사나이'는 뭣도 모르고 했다. 그런데 엄청나게 파급력이 좋더라. 그래서 더 두렵더라. 연기는 내가 다른 인물이 돼 연기하는 건데, 예능은 오롯이 나의 모습을 보여야하는 거라 어디 숨을 데가 없다. 그래서 두려움과 걱정도 크다. 다들 저보고 정글에 가라('정글의 법칙'), '복면가왕'에 나가라 하는데,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 나중에 제 모습을 편하고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에 출연할 기회가 있으면 나가고 싶다.
-배우로서 라미란의 가장 큰 목표는 뭔가.
가늘고 길게 하고 싶다. 너무 도드라지지도 않고 송곳처럼 삐져나오지도 않고, 어느 작품이나 있는 듯 없는 듯 잘 스며들며 연기하는 게 목표다. 최고의 위치에 서고 싶다는 생각은 않봤다. 그냥 연기하는 게 좋으니까 하는 거다. 꼭 주연을 해봐야겠다는 욕심도 없다. 단역을 하던 조연을 하던 주연을 하던 큰 차이는 없다. 작품이 좋고 재미가 있다면 배역의 크기는 상관없다.
-지금까지 연기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나 이유는.
재미있다. 난 연기가 재미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게 재미있고 내가 해보지 못한 걸 하는 게 즐겁다. 난 치악산도 안가는 사람인데 내가 히말리야도 가보지 않았나. 이런 기호를 통해 겪어보지 못했던 걸 이루는 대리만족 같은 게 있다. 내가 재미있어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많은 분들의 사랑도 받고, 내게 배우는 최고의 직업인 것 같다.
-2015년은 라미란에게 어떤 해였나. 2016년의 계획도 궁금하다.
나름대로 2015년 잘 숨어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막판에 봇물 터지듯 다 잘돼 굉장히 바쁜 사람이 됐다. 사실 올해 개봉했던 작품은 다 찍어놨던 작품들이고 올해 했던 건 '막돼먹은 영애씨'와 '응답하라 1988' 뿐이었다. 그래서 2015년은 내게 숨고르기를 하는 해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큰 사랑을 받아 기쁘다. 지금까지 받았던 사랑이나 관심이 뻥튀기처럼 커졌다.
2016년은 그런 뻥튀기를 먹는 해가 되지 않을까.(웃음) '라미란 이제 쉬여야할 때가 아닌가'라는 말하는 사람도 있다. 많이 하는 것처럼 안보이게, 숨어서 잘 할테니 지켜봐 달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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