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리뷰] 'K팝스타5' 제품 못된 마이너, 그래서 더 빛난 작품

기사입력 2016-02-01 07:07


사진=SBS 'K팝스타5'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제껏 본적 없는 신선한, 독특한 무대가 안방극장을 강타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5'(이하 'K팝스타5')에서는 4라운드 캐스팅 오디션이 진행됐다.

이날 캐스팅 오디션에서 가장 시선을 끈 참가자는 '락스타' 팀의 우예린과 안예은이다. 두 사람은 아이유의 '분홍신'을 연탄곡으로 편곡해 'K팝스타' 사상 가장 독특한 무대를 만들어 냈다. 연탄곡은 한 대의 피아노로 두 사람의 연주자가 연주하는 2중주. 자작곡에 능통한 우예린과 안예은은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장기를 연탄곡으로 풀어냈다.

박진영·양현석 심사위원에게 그동안 확신을 받아내지 못한 우예린. 그리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방송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안예은. '마이너'들의 무대는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대치가 낮았지만 무대 조명이 켜지고 음악이 시작되자 깜짝 놀랄 정도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독특한 두 사람의 음색은 몽환적이었고 피아노 위에서 물 흐르듯 흐르는 두 사람의 연주는 매력적이었다. 마치 한 편의 잔혹 동화를 보는 듯 아름답고 섬뜩했다.

박진영 심사위원은 "지상파 방송을 하다 이런 수준의 공연을 보게 될 줄 몰랐다. 이진아를 봤을 때 'K팝스타'를 한 보람을 느꼈다. 그게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이런 걸 보게 됐다. 둘이 앉아서 쳐다보는데 무섭다"며 감탄했다.

이어 "자신 있게 말하는데 작품 같았다. 우리는 볼펜을 작품이라고 부르지 않고 제품이라고 부른다. 왜냐면 기능을 위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무대는 작품 같았다. 눈에 안 보이는 가치관, 성격, 취향 등이 잔뜩 들어가 있다. 아이유의 노래가 아니라 우예린과 안예은의 노래였다. 자신의 것을 다 담아 보여줬다. 정말 감동적이어서 심사를 잘 못 하겠다. 정말 멋졌다"고 극찬의 극찬을 늘어놨다.

양현석 심사위원 역시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그는 "작품이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지금까지 누구도 연탄곡을 연주한 적이 없었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장르임에도 빠져들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훌륭한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대중적이지 않은 무대는 'K팝스타'와 맞지 않는다며 지양해온 박진영과 양현석. 두 사람이 드디어 마이너한 우예린, 안예은에 응답한 것.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그동안 마이너한 음악을 지향한 유희열 심사위원이 두 사람과 다른 반응을 보였다. 유희열은 "단 하나 걱정되는 점이 있다. 두 친구는 남아있는 참가자 중 가장 독특하고 독창적이다. 그러나 우예린, 안예은이 가요계에 나와서 어떤 노래를 할지 걱정 반, 기대 반이다. 음악 하는 선배 입장으로 봤을 때. 가슴 깊이 고민이 든다"며 "콘셉트로 인해 출발하는 곡 같다. 이런 콘셉트는 패턴일 수 있다"고 심사평을 내렸다. 결국 콘셉트가 고갈되면 두 사람의 매력을 잃게 된다는 게 그의 의견이었다. 안테나뮤직의 수장으로서 유희열은 조금 더 대중적인 색깔을 가진 우예린을 캐스팅했다.


안예은에게는 뼈에 사무치는, 잔혹한 현실이었다. 마음이 아프지만 가장 진솔한, 가요계 현실을 직시한 유희열이었다. 그의 말에 박진영도 양현석도 부정할 수 없었고 연달아 안예은의 캐스팅을 포기했다. 탈락 위기의 순간 마지막으로 유희열이 마이크를 잡았다.

유희열은 "안예린을 두고 '저 사람 누구지?' 할 수 있다. 그동안 한 번도 방송에 나오지 않았으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웃기게도 우리 심사위원들에게 가장 강렬하게 각인된 참가자다. 어떤 분들에게는 우리처럼 강렬한 참가자로 비칠 수 있고 어떤 분들에게는 불편해 보일 수도 있다. 그동안 방송에 안 나온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게 안예은의 숙제다. 그 숙제를 풀고 안예은 밖에 못하는 이야기를 보여달라. 안예은을 안테나뮤직에서 캐스팅하겠다"고 극적인 반전을 선보였다.

제품이 되지 못한 마이너들의 반란은 소름 끼치도록 완벽하고 황홀했다. 만인의 제품이 되지 못할지언정 특별한 작품임은 분명한 우예린, 그리고 안예린. 유희열은 이런 두 작품을 감싸 안았다. 과연 그는 우예린과 안예린을 독특함과 익숙한 매력이 동시에 발산되는 최강 'K팝스타'로 빚어낼 수 있을지 시청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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