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 오달수·배성우, 이제는 주연배우다

기사입력 2016-02-29 07:39



[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천만요정' 오달수와 '다작왕' 배성우가 오는 3월 나란히 첫 주연작을 선보인다.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은 두 배우의 명연기를 더 많이 더 오래 볼 수 있는 기회다.

'대배우'는 오달수에게 바치는 헌정 같은 영화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에서 출연배우와 연출부 스태프로 인연을 맺은 오달수와 석민우 감독이 13년 후 주연배우와 연출자로 재회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달수가 출연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던 석민우 감독은 '배우 오달수'와 꿈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또 다른 오달수'들에 대한 존경심을 이 영화에 담았다.

아동극 '플란다스의 개'에서 파트라슈 역할 전문으로 20년째 대학로를 지키고 있는 무명 연극배우 성필 역이 오달수에게 주어졌다. 대사 한마디 없는 개 역할이지만 언젠가 대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살아가던 성필이 세계적인 감독 칸느박의 신작에서 새 얼굴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영화배우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속 성필의 이야기는 실제 오달수의 연기 인생과도 오버랩된다. 오달수는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로 소극장에 인쇄물 배달을 갔다가 우연히 연기에 입문해 1990년 극단 연희단패거리를 통해 연극배우로 데뷔했다. 10여년간 연극에 전념하던 그는 2002년 '해적, 디스코 왕 되다'로 처음 스크린에 발을 디뎠다. 이후 무수히 많은 작품과 캐릭터를 거치며 이제는 한국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됐고, 영화 '변호인', '암살', '베테랑', '도둑들' 등 7편의 출연작을 천만 반열에 올렸다. 여전히 연극과의 끈을 놓지 않은 오달수는 2000년부터 극단 신기루만화경의 대표로 극단 운영도 하고 있다.

그런 오달수가 '대배우'의 성필을 연기한다는 사실은 남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이 영화는 무명배우 성필을 통해, 그리고 오달수를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이들을 응원한다.

지난해 '베테랑', '오피스', '더 폰', '내부자들' 등 무려 9편의 영화를 선보인 배성우는 '섬, 사라진 사람들'로 관객을 만난다. 코믹한 감초 역할부터 악역까지 다채롭게 오가지만 그중에서도 그의 세부 전공 분야라 할 수 있는 스릴러 영화다.

2014년 한국사회에 충격을 안긴 실제 염전 노예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이 영화는 제보를 토대로 염전 노예 취재에 뛰어든 두 기자를 통해 밝혀지는 충격적인 진실을 담아냈다.

배성우는 외딴 섬에서 강제 노역을 하며 살아가는 인부 상호 역을 맡는다. 신원 불명에 지적 장애를 지니고 있는 상호의 비밀스러운 행동은, 취재 중인 두 기자가 사건에 깊이 연루되는 계기가 된다. 이후 섬에서 충격적인 집단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갑작스럽게 실종된 상호로 인해 영화는 전환점을 맞이하며 관객을 충격에 몰아넣는다.


어눌한 말투와 초점 없는 눈빛, 불안한 표정으로 상호를 표현한 배성우는 진한 연민을 자아내는 동시에 미묘한 눈빛 변화로 공포감까지 전달하며 영화의 긴장감을 책임진다. 배성우표 스릴러가 왜 설득력이 강한지 실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배성우는 '섬, 사라진 사람들'에 앞서 올해 초 개봉한 '나를 잊지 말아요'에 출연했고, 현재 한재림 감독의 신작 '더 킹' 촬영에 한창이다. '더 킹'에서도 정우성, 조인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주연으로 활약한다.

suzak@sportschosun.com·사진=리틀빅픽처스, 콘텐츠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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