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진다고 생각 안 했는데…, 너무 놀랐다."

기사입력 2016-03-09 18:40


이세돌 9단 "진다고 생각 안 했는데…, 너무 놀랐다."


◇이세돌 9단이 기자회견장에서 약간 굳은 표정으로 서 있다. 사진=뉴스커뮤니케이션즈
이세돌 9단도 매우 놀란 표정이었다. 대국후 기자회견에 입장한 이 9단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소감은.

"사실 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너무 놀랐다(웃음). 초반 실패가 끝까지 이어진 것 같다. 이렇게 완벽하게 마무리될 줄 몰랐다. 알파고를 만든 프로그래머들에게 존경심을 전한다."

-알파고와 실제로 맞붙어보니 어떤가.

"두 가지에 놀랐다. 하나는 알파고의 초반 판을 풀어가는 능력이다. 대국 전 인공지능은 후반이 강하고 초반 포석이 약하지 않느냐는 전망이 많았는데 오히려 잘 풀어갔다. 두번째는 중반 이후 서로가 어려운 바둑이 된 상황에서 알파고가 깊은 수읽기에 바탕을 둔 승부수를 구사한다는 점에 놀랐다."

-'알파고의 도전에 응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가.

"사실 좀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굉장히 즐겁게 뒀다.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앞으로 남은 대국을 기대한다."

-남은 4판을 전망하자면.

"잘 모르겠다. 1국에서 포석이 실패해 포석을 잘 하면 이기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면서도 깊은 승부수를 두는 걸 보니 쉽지 않을 듯 하다. 이제 5대 5가 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

-판 후이는 5전 전패를 했는데.

"나는 세계대회 우승경험도 있고, 실전경험도 많다. 1국 졌다고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제 시작이다. 알파고는 정말 놀라운 존재지만 지금 어떤 존재인지 말하긴 힘들다."

한편,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알파고의 결과에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데이비드 실버 프로젝트 리더는 "알파고가 보유하고 있는 한계치까지 밀고 나갔다. 자부심을 느낀다. 기술적으로 오류없이 끝나 기쁘다"고 말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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