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전병헌 의원 공천배제, 게임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기사입력 2016-03-13 16:49



게임과 e스포츠 산업은 지난 일주일 극명한 희비를 겪어야 했다. 20대 국회의원 총선에 나갈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의 공천 결과 때문이다.

더민주는 지난 7일 게임사 웹젠 이사회 의장으로 올해 초 더민주에 입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중인 김병관 의장을 게임사들이 몰려 있는 경기 성남 분당갑에 전략 공천했다. 분당갑은 서현동과 야탑동, 이매동 등 분당의 주요 지역과 함께 판교와 백현동, 운중동 등 게임과 ICT 회사들이 몰려 있는 곳이라 김 의장의 '홈 그라운드'라 할 수 있다. 판교와 인근 지역에 대형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면서 투표권을 가진 게임인들이 대거 이주한 상황이라, 더민주는 김 의장을 전략적으로 단수 공천했다.

만약 김 의장이 20대 국회에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입성할 경우 게임인 출신으로는 첫 정치인이 탄생하게 된다. 당연히 정관계에서 게임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11일 더민주는 3선으로 원내대표까지 역임한 전병헌 의원을 서울 동작갑에서 공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한국e스포츠협회를 이끌었고, 현재에도 국제e스포츠연맹 회장을 역임하면서 게임과 e스포츠 발전에 상당한 노력을 했는데 이번 공천 배제로 게임계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김 의장과 전 의원이 20대 국회에 동반 입성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기대케 했지만 일단 제동이 걸린 셈이다.

그동안 한국 게임산업은 사회적 위상에 걸맞지 않게 대외협력 부분에 소홀, 국회와 정부의 정책 형성 과정에서 배제된 채 각종 규제를 집중적으로 받아왔다. 게임과 e스포츠의 효용을 널리 알리고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선 정부와 국회와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전 의원은 이미 18대 국회에서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문제점을 파악해 이를 현재의 게임물관리위원회로 발전적 해체를 일궈내며 게임산업에 본격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간 한국e스포츠협회장을 맡아 한국 e스포츠의 중흥을 이끌었고, 이후 국제e스포츠연맹 회장직을 맡으며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화를 위해 대한체육회와 스포츠어코드 등 국내외 단체와 긴밀히 협의하며 위상을 높이고 있었다. 추진력을 앞세워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 게임과 e스포츠 팬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국회의 ICT 정책 전문가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기에 더욱 아쉬움을 주고 있다. 일단 전 의원은 13일 당에 재심을 청구했다. 게임, e스포츠 관계자들과 팬들이 재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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