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 여신'이 선택한 '해어화', 관객의 심금을 울릴까? (종합)

기사입력 2016-03-14 13:24


영화 '해어화'의 제작발표회가 14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제작발표회에서 한효주, 천우희, 유연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해어화'는 1943년 비운의 시대, 당대 최고의 작곡가 윤우(유연석 분)와 미치도록 부르고 싶은 노래를 위해 가수를 꿈꾸는 마지막 기생 소율(한효주)과 연희(천우희), 노래를 둘러싼 세 남녀의 운명적인 만남을 그린 영화로 '해어화'란 '말을 이해하는 꽃'이라는 기생이자 예인을 일컫는 말이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3.14.

[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영화 '해어화'는 '청룡의 여신'이 선택한 작품이다. 2013년과 2014년 차례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한효주와 천우희가 이 영화에서 만난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서 두 배우와 함께한 유연석까지 합류했다. 젊은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고 있는 세 사람의 두 번째 연기 호흡에 기대가 모아진다.

해어화(解語花)란 말을 알아듣는 꽃이란 뜻으로, 기생과 예인을 일컫는 말이다. '인어공주'를 연출한 박흥식 감독이 1943년 비운의 시대에 최고의 가수를 꿈꿨던 마지막 기생의 숨겨진 이야기를 스크린 위에 펼쳐냈다.

한효주는 최고의 가수를 꿈꾸는 마지막 기생 소율 역을 맡는다. 천우희는 소율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를 지닌 연희를 연기한다. 유연석에겐 당대 최고의 작곡가 윤우 역이 주어졌다.

음악을 주요 소재로 다룬 만큼 주연배우들은 극 중에서 실제로 노래와 연주를 소화해야 했다. 세 배우는 14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촬영에 앞서 수 개월간 전문가로부터 집중 트레이닝을 받은 과정을 설명했다.

한효주는 가곡, 가사, 시조로 이뤄진 전통 가곡 정가(正歌)를 배웠다. 캐릭터에 맞춰 한국무용도 배웠고 일본어 대사도 소화했다. 한효주는 "정가를 이론부터 공부해보니 알면 알수록 매력이 깊어지더라"며 "쌀을 계속 씹으면 단맛이 나듯이 흰 쌀밥을 오래 씹는 듯한 노래"라고 소개했다. 이어 "바르게 앉아서 노래를 부르되 눈썹의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감정이 전달되는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반면에 천우희는 1940년대 유행 가요를 단아한 목소리로 소화한다. 영화에 담긴 '조선의 노래'라는 곡의 노랫말도 직접 썼다. 천우희는 "내가 노래를 부르는 입장에서 좀 더 가슴에 와닿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노랫말을 써보겠다고 조심스럽게 제안했다"며 "연희의 삶도 보여주고 시대적 분위기도 가사에 녹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그 시절의 노래에 나만의 특색을 입혀야 했기에 고민이 많았다"며 "발성 연습을 하면서 나만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효주와 천우희는 극중에서 각자 6곡의 노래를 부른다. 목소리 대역 없이 두 배우가 직접 부른 노래가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유연석도 예외는 아니다. 뮤지컬에 도전할 만큼 음악적 재능이 출중한 유연석은 피아노 연주를 멋지게 해냈다. 드라마 촬영차 내려간 제주도에 키보드를 가져갈 정도로 맹연습을 했다는 후문이다. 유연석은 "영화에서 '아리랑'을 연주하는데 윤우의 감정을 전달하는 곡이고 한국인들이 공감하는 곡이기 때문에 직접 연주하고 싶었다"고 했다.

한효주와 천우희를 파트너로 맞이한 유연석은 두 배우의 열정과 헌신에 아낌없는 칭찬을 건넸다. "두 분의 연기력과 열정, 현장 매너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왜 그런 좋은 상을 연달아 수상했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면서 "연기할 때에도 서로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더라"고 전했다. 사진을 취미로 즐기는 유연석은 촬영 틈틈이 한효주와 천우희의 모습을 흑백 폴라로이드 사진에 담아 앨범으로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다.


극중 소율은 어린 나이에도 정가의 명인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윤우가 만든 가요를 부르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윤우는 심금을 울리는 연희의 목소리에 이끌리게 되고, 그렇게 세 사람의 갈등이 시작된다. 한효주는 "지금까지는 절제된 연기를 했지만 이 영화에선 욕망과 질투 같은 감정을 극대화해 밖으로 표출한다"며 "지금까지 관객들에게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이 담겨 있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박흥식 감독은 "1940년대는 한국 대중가요가 태동하던 시기였다. 나라도 빼앗기고 창씨 개명을 해야 했던 그 시대의 비극적 공기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 생각한다. '조선의 마음'이라는 대중가요를 중심으로 세 사람의 비극적 운명을 담고자 했다"고 영화에 대해 소개했다. 4월 13일 개봉.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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