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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화려한 유혹'이 50부 장정을 마친다.
2015년 하반기 최고 기대작을 상대로 출사표를 던진 '화려한 유혹'에 대한 방송가의 기대는 크지 않았다. 물론, '화려한 유혹' 또한 '마지막 승부', '메이퀸', '황금무지개' 등을 집필한 손영목 작가와 '7급 공무원', '마마'의 김상협 PD의 만남을 비롯해 최강희, 주상욱, 차예련, 정진영의 조합 등 드라마 자체로의 매력이 상당한 작품이었지만 대진표가 아쉬웠다.
하지만 '화려한 유혹'은 사랑, 야망, 복수라는 강렬한 소재들의 어울림과 매회 반전을 거듭하는 흥미진진한 전개, 캐릭터 속에 완전히 녹아든 배우들의 연기, 감각적인 연출 등이 조화를 이루며 '육룡이 나르샤'에 밀리지 않는 파워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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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는 강성 석혁이 이따금씩 은수에게만 보이는 격정적인 질투와 진실한 고백, 애틋한 눈빛은 여심을 제대로 흔들었다. 그렇게 예상못한 석현의 매력에 시청자들은 빠져들었고, '할배파탈'(할배+옴므파탈)이라는 신조어를 낳기에 이르렀다.
두 사람의 결혼은 많은 시청자들이 예상한 수순이었다. 딸뻘인 여자와의 결혼 자체가 극적일 뿐 아니라, 재력가 석현과 결혼은 은수의 복수심을 이끌어낼 훌륭한 장치였기 때문. 그런데 정진영과 최강희는 기대 이상의 케미를 보여줬고, 덕분에 두 사람의 로맨스가 '화려한 유혹'의 커다란 시청 포인트로 자리잡기도 했다.
김호진도 '화려한 유혹'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놀라운 반전을 선사했다. 훗날 대권을 노리는 국회의원 강일주와 언론재벌의 아들 권무혁(김호진)의 결혼은 흔한 드라마 속 재벌가의 정략결혼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무혁이 실은 이전부터 일주를 흠모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그녀를 향한 섬뜩한 집착을 드러내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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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표정으로 일주를 위한 꽃을 고르던 무혁은 꽃을 다듬는 직원을 향해 갑자기 정색하더니 "그렇게 대충 할 물건이 아니다. 내가 하겠다"고 꽃을 빼았아 수상한 낌새를 남겼다. 강일주의 머리카락을 책갈피에 수집하는 등 섬뜩한 행동을 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로 변모했다.
이후에도 무혁은 사랑 앞에서 아이같이 집착하고 질투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일주가 형우에게 속아 무혁을 버렸을 때도 무혁은 일주를 잊지 못했고, 결국 일주는 그런 무혁의 마음을 이용해 재결합에 성공하기도 했다. 일주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무혁은 '로맨틱사이코' 이전 드라마에는 없던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화려한 유혹'에는 이 외에도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총집합했다. 강석현의 딸 강일란(장영남)은 변덕스럽지만 계산적이지 않은 인물로 사랑스럽게 표현됐다. 장남 강일도(김법래)와 이세영(박정아) 부부 또한 계략을 꾸미지만 매번 신은수에 당하며 코믹함을 당담했다. 사람 좋은 웃음 뒤에 욕망을 감추지 않던 권수명은 '화려한 유혹' 속 최고의 악역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뽐냈다.
무엇보다 '로코퀸'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고 유부녀와 출산 등 기존 작품에서 보여준 적 없는 연기에 도전한 최강희의 변신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주상욱은 한 여자를 향한 순애보와 사랑을 복수에 이용하는 냉혈한의 면모를 동시에 소화하며 '마성남'의 면모를 보여줬다.
ran613@sportschosun.com, 사진=MBC '화려한 유혹' 홈페이지 및 방송화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