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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렸을 때 인형 옷도 직접 만들어 입혔다고 들었어요. 그때 만든 인형 옷과 지금 만드는 옷, 연결고리가 있나요?
이-어릴 때부터 옷을 좋아했네요.
김: 정말 좋아했죠. 하지만 디자이너가 되려는 생각을 하진 않았어요. 언니가 의상학과를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옷은 그냥 사입으면 되지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그렇지만 프랑스에서 패션 공부를 하게 됐어요.
김: 대학교 때 정말 열심히 놀았어요. 한편, 미래에 대한 고민도 많았죠. 왠지 한국보다는 외국에서 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졸업하자 마자 유학을 갔어요. 유럽을 짧게 간 적이 있었는데 파리가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 파리로 갔죠. 원래는 미술 공부 하려고 갔는데 에스모드(프랑스 패션스쿨)에 다니는 사람들과 친해져 어울리다 에스모드로 가게 된 거죠.
이-에스모드에서는 엄청나게 열심히 했다고요.
김: 숙제가 너무 많아 매일 밤을 새야 했어요. 9시에 학교에 갔다 4시에 끝나 집에 오면 내내 숙제만 해야 할 정도였죠. 그 때 재봉틀을 얼마나 돌렸는지 아랫집 여자가 중국 불법공장이라고 신고를 한 적도 있어요. 새벽 5시에 경찰 5명이 왔다가 작은 가정용 재봉틀을 보고 황당해했던 기억이 나요. 그렇게 공부해서 결국 졸업할 때 1등했어요.
이-프랑스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나요?
김: 그 때는 그러고 싶었어요. 학교 졸업하고 바바라부이에서 일도 했죠.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하지만 힘들게 일하다 보니 한국에 가고 싶어졌어요. 1년에 한 번씩 체류증 서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도 힘들었고요.
이-한국으로 돌아와서 처음 낸 브랜드가 제인 에 알리스였어요.
김: 한국에 와서는 한섬을 다니다 신세계 인터내셔널의 분더샵 오픈 전 몇 달 동안 홍보 마케팅, 스타일리스트 등 여러 업무를 다 했어요. 그러다 마음 편하게 작은 가게를 하자. 내 브랜드를 하자 마음 먹고 제인 에 알리스를 하게 된거에요. 굉장히 열심히 했어요.
이-제인 에 알리스는 정말 잘 됐어요. 그런데 쟈뎅 드 슈에뜨라는 브랜드를 하게 된 이유는요?
김: 정말 잘 되던 차에, 건물주 아저씨가 나가라고 하더라고요. 10평 남짓한 매장 인테리어에 4000만원을 들였는데 나가라고 하니 나가야줘, 뭐. 그런데 그 때 제인 에 알리스를 하면서도 기업에서 브랜드 하나 하자고 해 준비를 한 것이 쟈뎅 드 슈에뜨예요. 준비하다 회사에서 사업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접자고 했고, 난 그럼 내가 준비해온 것을 다 가져가겠다 했죠. 그렇게 시작된 것이 쟈뎅 드 슈에뜨에요.
이-이제는 서울을 대표하는 김재현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서울 사람들 스타일의 특징이 궁금해요.
김: 어렸을 때는 한국적인 것을 싫어했지만 나이가 드니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서울 사람들의 특징은 제가 늘 서울에 있으니 잘 모르겠지만 과거에 비해 스타일이 생긴 것 같아요. 몇년 전만 하더라도 자기 스타일이 없고 누군가가 입은 것을 확인한 다음 따라 사는 분위기거나 유행하는 아이템을 하나는 하고 있어야 안심하는 분위기였다면 요즘은 그런 것이 많이 없어졌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