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극3파전③] '몬스터', 韓드 고질병+성유리 선입견 이겨낼까

기사입력 2016-04-11 12:00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박빙이다.

지상파 3사 월화극 대전이다.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이하 조들호)'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는 가운데 MBC '몬스터'와 SBS '대박'이 맹추격에 나섰다. 세 작품 모두 스피디한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자신만의 팬덤을 구축한 만큼 앞으로도 월화극 시청률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지상파 3사 월화극의 강약 포인트를 짚어봤다. 마지막 작품은 '몬스터'다.


(+) '디테일강'과 화려한 제작진

'몬스터'는 일단 제작진이 세다. '기황후', '돈의 화신', '자이언트' 등을 만든 장영철 정경순 작가의 신작이다. 이들 작가는 뻔하지 않은 복수극을 만드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 장르 특성상 어차피 결말은 정해져있다고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예상할 수 없는 복선을 더해 지루하지 않은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게 특징이다. '몬스터' 역시 초반부터 사람들이 죽고 주인공은 시력을 잃은채 노숙자로 전락하는 등 휘몰아치는 전개로 시선을 끌었다. 그래서인지 업계 관계자들은 의외로 '몬스터'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 "아직 시청률 면에서는 가장 약하지만 50부작으로 호흡이 긴데다 전개가 화끈한 만큼 뒷심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강지환의 연기력도 믿어볼 만 하다. 강지환은 디테일에 강한 배우다. 또 너무 오버스럽거나 쳐지지 않게 연기 완급을 조절하는데도 탁월한 강점을 보인다. 실제로 이번 '몬스터'에서는 실제인지 연기인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리얼한 '장님거지'의 형색을 보여줘 충격을 더하기도 했다. 믿고 보는 제작진과 실전에 강한 배우가 만났으니 시너지를 기대해볼 만도 하다.


(-) 한국 드라마 고질병, 그리고 성유리

맹점은 있다. 스피디하고 긴박감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야기 중간중간 구멍이 너무 많다. 도망치던 국철(이기광)이 올라탄 차가 그를 쫓던 변일재(정보석)의 차라는 등 우연이 지나치게 반복된다. 이런 우연의 반복 속에서 남자 주인공이 몇 차례나 죽을 위기에서 벗어난다는 설정도 식상하다. 더욱이 계속되는 복수극에 시청자가 느끼는 피로도도 상당하다.

스타 파워도 약하다. '조들호'는 박신양이 선봉장을 맡았고, '대박'도 장근석과 여진구를 투톱으로 기용했다. 그러나 '몬스터'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강지환이 버티고 박기웅 수현 등이 받치고는 있지만 화제성에서 밀리는 것만은 분명하다. 더욱이 성유리는 복병이다. 경력이 쌓일수록 연기가 발전하긴 했지만 아직도 '천년지애' 속 연기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그의 연기를 둘러싼 선입견을 깰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필력 있는 작가들이 긴 호흡에 이야기를 풀어내는 만큼 가장 예단하기 어려운 작품이 바로 '몬스터'다. 그러나 식상한 장르에 어떻게 활력을 불어넣을지, 그리고 스타 마케팅의 부재를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채울 수 있을지에 따라 성패는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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