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계약 종영①] 세상 가장 애틋했던 그들만의 '해피엔딩'

기사입력 2016-04-25 08:41


사진=MBC 방송화면

[스포츠조선 배선영기자]유이와 이서진의 가슴 뭉클한 사랑이 결국 해피엔딩을 맞았다.

24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은 16부로 마무리 됐다. 싱글맘 혜수(유이)가 재벌2세 지훈(이서진)을 만나 주변의 반대를 극복하고 마침내 사랑을 이루게 됐지만, 시한부인 혜수의 병세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었다.

방송 초반 혜수는 긴급 수술을 받아야 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마무리 됐지만, 퇴원 이후에도 점점 시력이 떨어지고 여러 감각이 둔해지는 등의 증세가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암시했다. 하지만 이날 방송은 다가오는 혜수의 죽음 속에서도 하루하루의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시간을 아껴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려졌다. 가장 슬플 수밖에 없는 시간을 가장 행복하게 그린 것이다.

마지막 장면, 혜수와 지훈 그리고 혜수의 딸 은성은 놀이동산으로 놀라가 행복하고 빛나는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비록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지만 누구보다 가슴 깊이 울리는 "사랑한다"는 지훈의 내레이션이 그들의 일상 위로 지나갔다.

또 이날 방송은 지훈의 변화가 가장 명백하게 보였던 한회이기도 했다. 과거의 지훈은 자신 밖에 몰랐고 진정한 사랑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었지만 또 지금 역시 혜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할 줄 모르는 무뚝뚝한 남자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질색하던 동물을 은성이를 위해 키우고 가장 행복한 날이 지금 이 순간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여전히 자신의 사랑을 지지해주지 못하는 아버지 앞에 "지금 인생에 만족하고 행복하다"라며 당당하게 설 수 있는 아들이 됐다.

혜수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은성이 아빠이자 혜수의 전남편의 어머니가 혜수의 새 신혼집을 찾아 이렇게 말했다. "네가 아픈 이유는 이제 남한테 신세도 좀 지고 살라는 뜻이다"라고. 그만큼 혜수는 남의 도움을 받기를 꺼리고 힘들고 고달픈 상황 안에서도 자신의 힘으로 씩씩하게 살려고 했었지만 이제 지훈의 도움을 두 팔 벌려 기꺼이 받을 수 있고 사랑받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 됐다. 그토록 걱정하던 남겨둔 딸 은성에게도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된다면 누구든지 은성이의 엄마가 될 것"이라는 말을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남길 수 있게 됐다.

비록 두 사람의 상황은 비극적이었지만 지금 두 사람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지극하고 행복한 사랑에 혜수의 친구 주연(김소진)은 "부럽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지훈을 짝사랑하며 지훈과 혜수의 사랑을 방해해오던 나윤(김유리)조차 이제 그들의 사랑을 응원해주는 사람이 됐다.

'결혼계약'은 1998년 김희선 류시원 주연의 '세상끝까지'를 쓴 정유경 작가의 작품이다. 당시 결국 주인공 김희선이 백혈병으로 죽음을 맞는 새드엔딩으로 그려졌던 걸과 달리, '결혼계약'은 시청자들의 염원대로 해피엔딩을 맞았다.


같은 시한부 로맨스 임에도 불구하고 정유경 작가는 지친 현대인을 위로하기 위한 방식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돌이키는 방법을 택했다.


sypov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