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라스' PD+작가 "가장 반전이었던 게스트는 강하늘"

기사입력 2016-05-04 10:59


라디오스타 PD 작가 인터뷰. 왼쪽부터 최진수, 이경민, 이윤진, 이경희 작가, 황교진 PD, 이은진, 강유진 작가.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4.28/

[스포츠조선 최보란, 이승미 기자] 과거 토크쇼는 '스타'를 빛내주는 자리였다. 많은 토크쇼가 톱스타 '모시기'에 바빴고, 대중이 듣고 싶은 얘기보다는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에 시간을 할애했다.

그런 토크쇼들 속에서 MBC '라디오스타'는 뭔가 달랐다. 스스로가 "고품격 음악 토크쇼"라고 규정할 만큼, 음악과 접목한 토크쇼라는 점이 첫번째 포인트. 두번째는 화려한 스타가 아니더라도 기꺼이 자리에 내주고 리고, 다른 이들이 함부로 물어보지 못할 법한 질문들과감하게 던진다는 것.

그런 '돌직구' 질문이 '라디오스타'만의 분위기를 만들었고, 프로그램의 상징이 됐다. 이를 무기로 '라디오스타'는 많은 토크쇼들이 역사의 뒤안길 속으로 살아지는 와중에도 꿋굿히 살아남았다. 그것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며. 그리고 황교진 PD와 이경희 작가를 비롯한 6명의 미녀 작가들에게서는 이런 '라디오스타'에 대한 자부심이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왔다.
황교진 PD, 이경희 작가
지난 2015년부터 '라디오스타'의 새 수장으로 지휘봉을 잡게 된 황 PD는 '라디오스타'의 변화를 꾸준히 도모하면서도, 이 같은 '본질'을 해치지 않기 위해 가장 노력하고 있다.

"'라디오스타' 연출을 맡게 되면서, 이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독함', 'B급 정서' 등 본질은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변화도 주고 싶었죠. 그 변화는 우선 '게스트의 폭'을 넓히는 데서 시작했어요. 다른 프로그램이 초대하지 않는 게스트를 초대하고, 그들의 색다른 모습을 끌어내서 새 인물을 '발굴' 하려 하고 있어요."

'새 인물 발굴'이라는 황 PD의 새로운 목표는 제대로 성공했다. 오랫동안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던 방송인들은 '라디오스타'에서 그야말로 '포텐'(잠재력)을 터뜨렸다. '라디오스타' 출연 이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 섭외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리며 '대세'라는 명찰까지 단 이들이 적지 않다. 방송 후 출연진 중 한 명은 반드시 그날의 '예능 치트키'로 주목을 받는다.


라디오스타 PD 작가 인터뷰. 왼쪽부터 황교진PD, 이경희, 이윤진, 이경민, 최진수, 이은진, 강유진 작가.
그렇다면 '라디오스타'는 이 잠재적인 '대세'들을 어떻게 발굴해 내는걸까. 그 비결은 주위 평판을 통한 예능감 검증, 숨겨진 매력을 속속 찾아내는 제작진의 '매의 눈', 게스트의 모든 것을 알아내겠다는 각오의 사전 인터뷰에 있다.

"다른 연예인이나 매니저, 스태프, 기자 등 관계자들의 게스트 추천을 많이 받아요. 추천을 받으면 그 인물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죠. 그리고 어떤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데, 작은 배역이라도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 사람에 대해서도 꼭 알아보는 편이에요. 사전 정보가 없어도 '저 사람이 궁금하다'라는 생각이 들면 주변 사람을 통해 조사에 들어가는 거죠. 초대할 게스트가 정해지면 자료 수집 요원들이 그 게스트에 관한 모든 자료를 수집해요. 그리고 부족한 정보를 작가들이 나서서 더 수집하고요. 그 양이 정말 어마어마하죠. 그 정보들을 가지고 작가들이 사전 인터뷰를 진행해요. 사실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면 딱 감히 와요. '아, 이번 편에서는 이사람이 주인공이구나'하고. 사전 인터뷰 때 '터지는' 게스트가 실제 녹화에서도 엄청나게 활약을 해요. 방송 후 반응도 가장 좋고요."

하지만 제작진들의 예상이 빗나갈 때도 있다. 사전 인터뷰 때와 달리 녹화 때 터지는 '무대 체질' 게스트도 있다는 얘기. 지난 2월 17일 방송에 출연해 '유재석을 위협하는 미담 폭격기'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배우 강하늘도 바로 그런 '반전'의 인물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강하늘 씨는 사전 인터뷰에서는 정말 재미없었어요. 사람은 정말 좋고 착한데, 너무 바른 생활 사나이라 예능적인 재미는 떨어질 거 같아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녹화 때 정말 잘해줬어요. 강하늘 씨 특유의 바른 생활 느낌을 그대로 캐릭터로 살렸죠. MC들도 그 캐릭터를 잘 살려줬고요. 방송 이후에 강하늘 씨 소속사에서 '라디오스타' 덕분에 CF가 들어왔다고, 고맙다며 연락까지 왔어요."


차마 묻기 힘든 질문을 던지는 '라디오스타'. '라디오스타'는 돌직구 질문의 묘미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실제 녹화에서도 게스트들에게 사전에 대본을 주지 않는다. 이에 녹화 이후 게스트 측의 '편집 요청'이 자주 있을 법도 하건만, 황 PD는 그런 요청을 받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설명했다.

"녹화를 마친 후에 특정 발언이 우리 프로그램에게도, 게스트에게도 '마이너스'가 된다고 생각하면 편집을 하기도 하죠. 하지만 웬만하면 게스트 쪽도 편집해달라는 이야기는 잘 안하는 편이에요. 일단 '라디오스타'에 나오는 분들은 마음의 준비를 다 하고 오시거든요.(웃음) 오히려 녹화 마친 후에 '어쩜 그런 질문을 하냐. 정말 재미있었다. 잊지 못 할 경험이었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요. 그런 말을 들을 때 느끼는 희열은 정말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해요."

ran613@sportschosun.com,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 MBC 제공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