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인간들은 시시하다? '알파고 효과' 이세돌, 원성진 9단 꺾고 맥심커피배 우승

기사입력 2016-05-11 10:38


◇이세돌 9단(오른쪽)이 17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 제 2국에서 원성진 9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9단이 대국 후 복기하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기원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 이후 전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세돌 9단이 제17기 맥심커피배마저 '접수'했다.

이세돌 9단은 10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17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 3번기 제 2국에서 원성진 9단에게 20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2-0으로 대회 다섯 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바둑의 신(神)'으로까지 불렸던 최강 인공지능과 사투를 벌인 이후 '인간계(人間界)'에서 7연승이다. 난공불락 알파고와의 혈투 덕분에 기력(棋力)이 상승한 것일까? 아니면 워낙 강한 상대에 시달린 탓에(?) 인간 기사들은 이제 만만하게 보이는 것일까?

이세돌 9단의 상승세에 대해 이날 바둑 TV에서 대국 해설을 맡은 송태곤 위원은 "이세돌 9단같은 최정상급 기사가 갑자기 실력이 늘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다만 알파고와의 대결 이후 잠시 잊고 있었던 바둑의 재미가 되살아나고, 승리에 대한 열정이 새롭게 솟아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우승이 확정된 후 이세돌 9단은 "어려운 상대였던 원성진 9단이 결혼을 앞두고 마음이 붕 떠 있었던 느낌을 받았고,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기세를 타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다"면서 "랭킹 1위 박정환 9단과 만나는 응씨배 4강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세돌 9단의 '알파고 효과'는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세돌 9단의 폭풍 질주에 바둑계와 팬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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